충북도내 고교 무상급식 타결 소식에 때늦은 관심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충북도내 고교 무상급식 예산 분담액을 둘러싼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과의 4개월 여 간 협상이 10일 최종 타결된 가운데 재정 부담만 떠안은 한범덕 청주시장에게 때늦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충북도는 당초 도내 11개 시·군 의견 수렴을 거쳐 충북도교육청과의 고교 무상급식비 분담 비율을 50대 50으로 정했으나 이날 도교육청의 75.7대 24.3 분담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의 합의에 따라 내년도 무상급식비는 초·중·특수학교 1135억원, 고등학교 462억원 등 1597억원으로 도가 585억원을, 도교육청은 1012억원을 각각 부담하게 됐다.

이 가운데 이번 협상의 최대 화두인 도내 84개 고교 식품비 230억100만원 중 75.7%는 도와 시·군이 나눠 내야 한다.

따라서 도가 69억6500만원을 나머지 104억4700만원을 11개 시·군이 내는 구조다.

가장 많은 학생 수가 있는 청주시도 37개교 무상급식에 도내 11개 시·군 분담액의 절반이 훌쩍 넘는 60억 8000여만 원을 부담하게 됐다.

그러나 충북도가 각 시·군에 양해를 구하는 원론적 제스처와 도교육청의 요구를 100% 수용하는 과정에 분담액을 가장 많이 부담하면서도 목소리를 높이지 못한 청주시의 행보에 동정과 비판의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의 고교 무상급식 확대 공약으로 시작된 이번 협상 과정에서 모든 공은 이 지사와 김 교육감 몫으로 돌아갔고 한 시장은 분담액만 부담하는 조연 역할에 그쳤다.

길고 긴 협상 과정에 한 번 쯤은 목소리를 낼 수도 있었지만 50대 50이란 담론만 전했을 뿐 충북도와 사전 논의 등의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청주시의 소극적 행보로 무상급식 분담액 중 절반 가까이를 부담하는 모든 과정에 도와 교육청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에 직면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범덕 시장이 이시종 지사와 학연 및 정당 등으로 엮이면서 중요한 사안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 지사가 3선 연임으로 지사직을 마무리 하는 만큼 차기 지사 선출 문제 등 여러 정치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도내 일선 시·군 관계자는 "교육경비 보조 명목으로 지원하는 예산이 적지 않은데 무상급식비 분담 비율 조정에 시·군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충북지사의 각종 공약사업에 일선 시·군은 예산만 부담하는 식이 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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