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을 위한 사업이 내년도 국비 확보에 실패하며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충주시민들의 염원인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은 중원문화의 발굴과 보존, 전시와 교육 등 역사성 측면에서 중요한 사안이다.

당초 충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도내 문화예술계는 지난 2016년부터 추진위를 구성해 유치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유치활동에 나선 문화예술계에 보답하듯 이종배 국회의원은 자신이 속한 국회 교육문화예술체육관광위원회 예산안 심사에서 충주박물관 기본계획 연구용역비 3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물관을 건립해야할지 말지를 가늠하는 기본계획 연구용역비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이 같은 소식이 도내 문화예술계와 충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 알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주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충주에서 열린 권태응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국립박물관 예산 확보 문제를 거론한 사실을 들어 서운함을 내비치고 있다.

이종배 국회의원도 충북출신인 도종환 장관이 국립충주박물관 유치에 힘을 보태느라 많은 공을 들였다며 행사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박수를 유도했다고 한다.

충주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예산 확보에 실패하며 이종배 의원과 도종환 장관이 충주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정치적 쇼를 보여준 거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당초 추진위는 오는 19일 충주에서 추진위원 200여명을 불러 모아놓고 문체부가 발주한 사전 타당성 검토보고서 결과에 대한 논의와 연구용역비 3억원 확보에 따른 축하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비 확보가 실패로 돌아가며 추진위 측은 급히 행사 성격과 방향을 수정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양새다.

선사시대를 거쳐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중원문화의 가치를 구현하게 될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이 자칫 수포로 돌아가는 게 아닐지 충주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종배 국회의원과 도종환 장관은 ‘믿거나 말거나’ 취지로 발언한 것이 아니라 충주시민과 도내 문화예술계가 사실이라고 믿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유권자들이 정치인 발언에 대해 신뢰와 지지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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