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언 충주시탁구협회장

 
권오언 충주시탁구협회장
권오언 충주시탁구협회장

 

(동양일보) 충주시와 자매결연도시인 일본 유가와라정을 다녀왔다. 28회 유가와라정장배 탁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충주시탁구협회 소속 선수 12명과 인솔공무원 3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교류단이 2박3일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유가와라정은 일본 간토지방의 가나가와현에 속해 있다. 충주시와는 1994년부터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있으며, 20주년을 기념해 2014년부터는 스포츠 교류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양측 상호간 교류단을 파견하는 종목은 마라톤과 탁구경기 등 두 종목이다.

대회 명칭은 충주사과마라톤대회와 일본 유가와라정 오렌지마라톤대회, 충주시장배 탁구대회와 일본 유가와라정장배 탁구대회. 충주시탁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나는 이번 교류전 참관을 위해 일본을 찾았다.

일본 공항의 넓은 활주로와 관제탑, 공항청사가 눈에 들어오면서 멀고도 가까운 이웃 “아! 여기가 일본이구나”라고 속으로 외쳤다.

도착한 일본 하네다공항에서는 유가와라정 관계자들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줬다. 4살 때 해방을 맞은 나는 일본말을 전혀 쓰지 못하는 터라 안내 겸 환영하는 관계자들에게 미리 외워 둔 ‘곤니찌와(안녕하세요)’ 또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등 일본어로 인사하며 악수를 나눴다.

환영만찬에서는 일본 유가와라정 탁구협회장을 비롯해 유가와라정 관계자들과 의회 의원들이 우리를 반겼다. 벌써 네 번째 교류전이기에 오가며 얼굴 익힌 분은 환한 웃음으로 정겹게 맞아줬고 따뜻하고 즐거운 연회가 됐다.

충주시 탁구대표라는 사명감과 이국에서의 설렘에 엎치락뒤치락하며 첫날 밤잠을 설쳤다.

다음 날 대회장으로 향한 우리 일행은 이구동성으로 틈 없이 깨끗하고 근검절약하는 일본인들의 정서를 체험할 수 있었다. 대회장에서도 그네들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철저히 몸에 베인 절약정신과 예절, 질서의식에 감탄했다. 경기진행 때 심판이 스코어 대 없이 선 자세로 점수판을 들고 한 점 한 점 넘겨가며 카운트하는 장면은 우리에겐 좀 어색하고 웃음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도 빛났다. ‘단ㆍ단ㆍ복ㆍ단ㆍ단식’으로 치러지는 단체전 경기에서 우리선수들의 선전으로 3위에 올랐다. 일본 대학 선수들까지 출전한 개인전에서도 2명이 3위를 차지했다.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박수를 보냈다.

대회 종료 후에는 유가와라정 탁구협회가 마련한 환영연에서 다함께 흥에 겨워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다.

이별을 생각하니 아쉬움만 더해 갔다. ‘사요나라(다시 만나요)’ 인사말로 내일이면 모든 교류행사는 끝난다는 생각에 작별의 섭섭함은 그들이나 우리나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귀향길에 안내된 명소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특히 휠체어에 않은 노인과 모자 관계인 듯해 보이는 두 사람의 담소와 정다운 모습이 훈훈하게 했다.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여객기가 30여 분이면 착륙할 시각에 깜깜한 하늘 아래, 아주 저 아래 보이는 조그만 불빛은 ‘여기가 충주의 상공이구나’ 싶었다.

이번 교류전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내 여생에 좋은 길잡이로 자리 잡겠다 생각할 즈음, 2박3일간 일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짧다면 짧은 일정이지만 스포츠를 통한 민간외교사절이라는 자부심을 절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스포츠를 통해 자매결연도시 충주시와 유가와라정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 더 나아가 문화와 교육,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나라 발전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협력 사업이 확대되길 소망한다.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체육 분야만큼은 서로의 우정을 쌓는 것과 별개로 승패에선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승부욕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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