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논설위원 유원대 교수

건강이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함 또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도시가 추구하는 목표의 하나가 건강도시다. 일찍이 도울 김용옥은 건강이란 모든 유기체의 기본원리로서 다양한 요소들의 조화의 원리이며, 끊임없는 창발의 원리라 했다. 21세기 추구해야 할 가치가 건강이며, 건강한 사회가 인류의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도 있다.

양호한 건강은 사회적, 경제적 및 개인적 발전과 삶의 질을 가져오는 데 중요한 핵심 자원이다. 건강도시란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고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가는 도시이다. 건강도시는 도시계획, 교통, 환경, 문화, 교육, 복지, 의료 등 도시의 모든 분야에서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이다. 건강도시를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모든 분야의 정책에서 건강을 우선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198611, 세계보건기구(WHO)는 오타와선언을 통해 건강한 삶을 건강도시 정책으로 천명하면서 건강도시를 시작한다. 건강한 도시만들기 운동은 처음 유럽지역 11개 도시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 전 세계 약 2,000여개 도시가 건강한 도시를 주창하고 있다.

건강도시 운동은 단계적으로 발전해 왔다. 1987년부터 시작된 초창기에는 건강도시 개념과 정책을 전파하기 시작한다. 1990년대에 들어 참여 도시가 확대하면서 종합적인 도시 건강계획을 마련하고, 건강개발을 위한 형평성, 지속가능한 개발, 사회적 발전에 초점을 두게 된다. 2000년대 와서는 도시의 모든 정책에서 건강을 우선시하고, 돌보고 지원하는 도시환경, 건강한 생활, 건강한 도시디자인에 중점을 둔다. 2014년에 와서 유럽 30개 국가, 90개 도시가 건강도시 운동을 전개하면서, 모든 사람의 건강 증진과 건강 격차 해소, 건강 증진을 위한 거버넌스 조성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과천시를 시작으로, 창원시에서 건강도시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2003년 서태평양지역 건강도시연맹이 결성되었고, 20069월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가 창립된다. 현재 93개 도시와 여러 유관 기관이 건강도시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2009년 보건복지부는 건강친화형 공모사업을 도입했고, 그 후 건강도시 인증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보건 측면에서만 바라보던 건강도시 정책에 도시정책과의 연계와 협업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통합적 정책 수립과 활발하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많은 도시가 건강도시를 선언하고 있다. 통영시는 건강도시 통영 선언문에서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정의 모든 부문에서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우선 고려하고 반영하며, 시민 누구나 최상의 건강을 누리는 건강 형평성을 실현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미국 리치먼드 시는 건강 정책을 도시 정책으로 대표적인 도시다. 리치먼드시가 건강한 도시를 위해 설정한 정책방향은, 여가 및 오픈스페이스 접근성, 대중교통 접근성, 양질의 주거 접근성, 근린 생활시설 완성도, 안전한 공공장소, 지속 가능한 개발 등이 포함된다. 리치먼드 시는 건강도시에 대한 정밀한 실태 분석을 바탕으로 실행 목표를 도출했다. 시민 건강을 고려한 개발사업 가이드라인을 작성했고, 마을 단위의 실행계획을 작성해 실천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현대는 바야흐로 건강한 도시만들기 시대이다. 건강도시는 보행환경과 신체활동을 촉진하는 공간 조성, 건강 친화적 공간 설계, 녹색 교통시설 확대, 보건의료 시설의 확충, 취약 계층의 건강 증진을 위한 도시계획의 지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시민의 건강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정책과 지역개발 정책에 건강도시 개념을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건강한 사회, 건강도시를 보다 활발히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와 함께 건강시범도시 사업을 과감하게 시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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