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재 충주시안전행정국장

한봉재  충주시안전행정국장
한봉재 충주시안전행정국장

 

(동양일보)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나의 어릴 적 소망은 자장면 한 그릇을 온전히 먹어보는 것이었다.

그 당시 자장면은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자장면 한 그릇을 혼자 온전히 먹는 것은 소년에게는 인생의 목표와도 같았다. 요즘엔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먹는 음식이 된 자장면을 볼 때면 ‘어릴 적 소원이 너무 쉽게 이뤄졌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말을 만 번 하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인디언 금언이 있다.

나는 이 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그것이 하나의 신념이 되고, 그런 신념은 기적을 만든다는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세상사는 진리다.

시골에서 자란 덕일까?. 가을철 풍성한 수확을 위해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감내하는 어른들을 보고 자라면서, 무엇이든 제때 열심히 해야만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치를 자연스레 배웠다.

어린 시절 깨달음은 공직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늘 무엇을 해야 할지, 공직자로서 무엇을 간절하게 바래야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98회 전국체전 충주 개최가 확정되고 얼마 뒤 체전업무 총괄부서인 체육진흥과장에 이어 전국체전추진단장이라는 소임을 맡게 됐다. 부담감이 상당했지만, 오히려 성공체전으로 충주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앞섰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어진 기간 내 튼튼하고 쓰임새 있는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종합운동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던 중 경기장 부지에서 다수의 문화재가 발굴됐다.

대회 개최 이전까지 문화재 보존과 경기장 완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중앙부처와 관련기관을 수없이 방문하며 방법을 찾았고 기적처럼 공사기간 내 준공할 수 있었다.

체전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산적했다.

대한민국 중심고을 충주를 찾는 내방객에게 충주를 최대한 홍보해야 했고, 개·폐회식 등 각종 행사에 시민이 함께하는 모두의 잔치로 준비해야 했다. 명절도 반납한 채 열심히 발로 뛰어준 직원들의 간절함이, 자발적 참여로 동참해 준 시민들의 열망이 모두 하나가 돼 기적을 이뤄냈다.

개회식 최다 관중 기록과 충북 최초 종합우승, 한국신기록 253개와 대회신기록 49개 등 최다 신기록을 달성한 대회로 호평을 받았다.

간절한 바람은 또 하나의 기적을 가져왔다.

안전행정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시 현안업무를 챙기던 중 정부의 균형발전정책으로 혁신도시 중심의 국가혁신클러스터가 지정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진천·음성혁신도시와 원주혁신도시 사이에 위치한 충주시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을 관망하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국가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되면 기업유치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중부내륙 신산업도시 충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가혁신클러스터로 지정받아야 했다.

조길형 충주시장님과 직원들 모두가 한마음이 돼 외롭고 간절한 외침을 시작했다. 시장님을 주축으로 균특법 수정을 위해 이종배 국회의원님과 소관 국회의원실을 수없이 방문했다.

당위성과 합당한 논리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충북도를 설득한 결과, 지난 11월 5일 충주시가 국가혁신클러스터에 최종 포함됐다. 모두의 간절한 외침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일을 현실로 만들었다.

연간 예산 1조원, 지방소멸 위기에도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등 충주에 이런 수식어가 붙은 이면에는 수많은 이들의 간절한 외침이 있었다.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위해 전국 최초로 수의계약 총량제와 지역업체 하도급 우선제를 도입, 다수 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했다. 시민참여 감독관제, 직장과 육아 등으로 시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행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소통행정을 정착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년시절 자장면 한 그릇이 소망이었던 나는 지금 또 하나의 소망을 품어본다.

“지금까지 다져놓은 충주시 산업기반 위에 시민 모두의 간절함이 더해진다면, 명실상부한 중부내륙 신산업도시의 실현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고….” 22만 충주시민 모두의 간절한 외침으로 ‘충주의 번영, 시민의 행복’ 그 이상 기적이 현실로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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