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상승.대출 부담에 출산포기 신혼부부 증가...세종시 저출산 극복 회의 개최

지속적으로 오르는 집값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서둘러 분양을 받은 신혼부부들이 경제적 부담감에 출산을 포기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미리 혼인신고부터 한 새내기 직장인 A씨. 직장근처에 전세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상품을 알아보던 중 신혼부부에게는 1%대의 저금리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특히 A씨는 세종시 6-4생활권에 분양을 받아 놓은 상태여서 분양대출, 전세대출, 차량구입 등 금융권 가계 대출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출산계획은 꿈도 못꾼다고 토로한다.



#세종시에서 2년차 신혼생활을 누리고 있는 직장인 B씨는 자연스럽게 '딩크족(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일컫는 용어)'이 됐다. 집 값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하루라도 더 빨리 사자'라는 생각에 무리해서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이 B씨 부부에게는 스트레스였고 자녀출산을 포기하게 됐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집값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서둘러 분양을 받은 신혼부부들이 경제적 부담감에 출산을 포기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공개한 신혼부부 통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혼 138만쌍 가운데 금융권 가계대출이 있는 부부가 전체의 80%를 넘었다.

대출 잔액은 평균 8785만원으로 전년대비 1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 대출금액은 1억2000만원으로 무주택 부부보다 2배 높았다.

맞벌이 부부의 대출금액은 외벌이 부부보다 1.3배 높았다.

가장많이 거주하는 거처 유형은 아파트(66.1%)로 전년대비 0.7%포인트 늘었고 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는 43.6%로 전년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신혼부부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집을 사기 위해 거액의 빚을 내는 것이 불가피한 가운데 '자녀출산'을 포기하는 신혼부부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 보고서를 보면 138만쌍의 신혼부부 수도 전년대비 4% 감소하는 등 결혼 자체가 줄었고 5년차 신혼부부 110만3000 쌍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41만4000쌍으로 전체의 37.5%를 차지하며 전년(36.3%)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11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 동향에서는 우리나라 2018년도 3분기 합계출산율이 0.95명(세종시 1.5명)으로 나타나, 합계 출산율이 1.0이하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13일 오후2시 행복맘터(새롬동 종합복지센터, 3층)에서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2차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대전세종연구원의 최성은 박사가 “세종시 저출산 대응을 위한 정책 방안”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기존의 저출산 정책을 답습하기 보다는 세종시 인구 변화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 세종시가 의뢰한 것으로 그 동안의 정책과 인구 변화를 집중 분석·비교한 것이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세종시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진행 됐으며, 토론 결과는 향후 세종시 출산 정책 수립에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를 타 시·도에도 공유할 계획이며, 우리시는 출산율이 전국의 합계 출산율보다는 높지만, 시의 출산율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므로, 기존 저출산 정책에 대해 진단하고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종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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