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79.6세 할머니들의 유쾌한 도전

(동양일보 홍여선 기자) 당진시 정미면 산성리 노인회 회원으로 구성된 회춘 유랑단이 지난 8일 충남 도서관에서 열린 충남연극협회 주관 1회 충남아마추어연극제에서 단체 은상과 무대미술상을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회춘유랑단원 구성은 최고령 할머니 심태진(85)를 비롯해 성기용(84), 박정식(80), 정월옥(80), 이길자(79), 정정례(76), 손간난(73), 김경숙(72)할머니로 평균연령이 79.6세이다.

연극의 발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당진시가 지원하는 2018 지역특성화 문화예술 교육지원사업을 알게 된 문화예술창작소‘내숭’을 운영하는 정미면 출신 문영미 대표가 올해 1월 할머니들에게 연극을 해볼 것을 제안해 회춘 유랑단이 탄생하게 됐다.

문 대표와 할머니들은 지난 4월 첫 연습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마을 회관에 모여 그림자 연극‘안국사 배바위’를 주제로 연습을 했으며 지역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자 연극은 중국에서 한 사람이 난리를 피해 동쪽으로 오던 중 폭풍을 만나 마을 어부가 그를 구해 준 것을 계기로 그 곳에 정착해 살 던 중 배를 만들다 번개가 쳐 그 배가 동굴을 가로 막아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은 동굴에 갇혀 죽고 그 배는 바위로 변해 오늘날 안국사지에 있는 배바위가 됐다는 내용의 연극이다.

그림자 연극은 해설과 대사를 미리 녹음해 진행 할머니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인의 목소리를 녹음해 들어보는 자신의 목소리를 어색하기도 했지만 연극이라는 장르에 점차 흥미와 재미가 붙었으며 단원들은 각자의 배역과 해설을 맡아 모두 연극에 참여했고 산성리 마을의 유일한 초등학생 박건우(9)군이 어르신들을 위해 무대 조명을 돕기도 했다.

2019년이면 평균연령 80세가 넘는 회춘 유랑단의 유쾌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문 대표는 할머니들의 건강이 허락된다면 충남도교육청의 창의체험프로 그램과 연계해‘할머니가 들려주는 교육극’이라는 주제로 함께 내년에도 무대에 설 계획이다.

연극을 맡아온 문 대표는“연극제가 다가올수록 열심히 준비하고 공연 직전에서야 긴장할 정도로 할머니들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공연이 끝나고서도 할머니들은 관람석에서 끝까지 다른 팀의 공연을 보면서 1등을 하지 못해 아쉽다고 하며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진 홍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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