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권 취재부 부국장 / 공주·논산 지역담당

유환권 취재부 부국장 / 공주·논산 지역담당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메라비언 법칙이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결정적 요소로서 말 7%, 목소리 38%, 보디랭귀지와 같은 시각적 이미지가 55%를 차지한다는 이론이다. 설득, 협상 등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법칙이다.

공주시 김정섭 시장과 조관행 문화관광과장이 이 명제를 제대로 실증했다.

그들은 백제문화제 추진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3·4대에 이어 이번 5대마저 뺏길뻔 했던 위기를 이겨냈고 ‘패자부활’의 기회를 얻어냈다. 말보다 행동을 통해 잡음과 부작용 없이 마법같은 설득의 묘수를 두었다. 2명의 최종후보가 ‘알아서’ 자진 사퇴했으니...

조 과장은 이번에 추진위를 오가며 김 시장을 보좌했다. 공주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시장은 전략적 선택을 통해 시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위무했고 결과는 ‘해피’했다.

추진위원장을 공주 사람이 맡는다 해서 경천동지할 이득이 생기는건 아니다. 중요한건 ‘이젠 우리 차례잖아’라는 시민들의 소박한 희망을 자치단체장과 간부 보좌진이 제대로 챙기고 헤아렸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공주와 부여의 민심에 갈등의 불을 지폈다며 우려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 공주에서 위원장을 맡는건 억지가 아닌 순리이며, 다음엔 당연히 부여에 양보하겠다는게 공주 ‘양반’들의 대의다.

이제 시민들은 만약 2차공모에서조차 공주사람이 위원장에 오르지 못한다 해도 서운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김 시장과 조 과장의 노력 덕분에 충분히 행복했고 결과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남은 일 또한 '신의 영역'이라는 주술적 레토릭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 그걸 심리철학에서는 ‘내공’이라 하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