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시장 재임당시 4억 들여 만들고 활용 안돼 방치

공주시가 4억원을 들여 설치한 금성동 문화예술공원이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공주시가 이준원 시장 재임 당시 4억원을 들여 조성한 금성동 소재 '금성배수장 문화예술공원'으로 인해 속앓이에 빠졌다.

시민들의 외면과 관리상의 한계로 인해 사실상 폐허처럼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19일 취재를 위해 찾은 이곳에는 술병, PET병, 휴지 등 각종 오물이 널브러져 있었다.

배수장에 고인 물은 잡초, 쓰레기, 나뭇잎 등과 범벅된 채 오염 상태였다.

시민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할수 있는 벤치와 관람석에는 먼지만 수북하게 쌓였고, 작가들이 설치한 철근구조 스카이워크(배수장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고철로 변했다.

 파빌리온G 작품도 녹슨 채 나뭇가지와 거미줄이 뒤엉켜 있고 콘크리트 바닥에는 종류를 알수 없는 동물의 배설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시민 이모(45·산성동)씨는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든 시설이 제기능을 못해 안타깝다”며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밤이면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이용될까 걱정스럽다”고 혀를 찼다.

공주시가 평소 활용하지 않고 방치돼 있던 금성배수장을 지역주민의 문화예술공간으로 정식 개장한건 2013년 10월.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도시공원예술 공모사업에 선정돼 진흥기금 2억원과 시비 2억원을 합한 4억원을 들여 2792m²의 부지에 만들었다.

파빌리온G, 스카이워크, 조경데크 등이 설치됐고 주변 제민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이 시설은 2014년 국토·도시공간의 품격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8회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회에서 국토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건축상 등의 영예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금까지 5년동안 몇차례의 문화공연 등이 열린 것 외에 특별한 활용사례 없이 방치되고 있다.

공주시 공무원 A씨는 “배수장이라는 딱딱한 기계적 이미지의 시설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문화예술공원을 설치한 의도는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사업시행 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한 타당성 검토와 분석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친다는 A교사도 “콘크리트 구조물을 문화시설로 바꾸려는 시도는 도시재생에서 훌륭한 노력이다”며 “다만 활용성과 이용가치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설치한 탓에 안하니만도 못한 흉물이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 및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 뒤 예산을 확보해서 보수와 활용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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