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의료원 단 한대 설치...훈련용 민간인 사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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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강릉 펜션 사고로 인해 고압산소치료기(고압산소챔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지역에는 이를 설치한 병원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서원구 남일면에 있는 항공의료원에 8인용 고압산소치료기가 설치돼 있지만 훈련장비로 군인과 경찰만 사용이 가능해 충북 지역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강릉 펜션 사고처럼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충북에서 발생할 경우 조기 치료가 불가능해 생명을 잃을 위험이 그만큼 크다.

청주시내 일부 병원들이 고압산소치료기를 설치한 곳도 있지만 응급용이 아닌 치료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응급용은 화재 질식과 중독 등과 같은 응급 환자용이기 때문에 전문 인력이 상주하면서 24시간 가동해야 하지만 치료용은 화상과 괴사, 농양 환자를 위한 것으로 상시 운영이 어렵다.

종합병원 등을 비롯한 많은 병원들이 고압산소치료기를 운영할 수 없는 이유는 고가의 시설 부담과 낮은 의료 수가 때문이다.

1인용 고압산소치료기 1대는 대략 2억~3억 수준이며 여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최소 10억원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다가 고압산소치료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응급구조사, 장비 운영자 등 인력이 필요한 동시에 의료 수가는 10만원대로 낮은 편이어서 병원 입장에서는 운영하는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잠수병과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비용 대비 낮은 수익이 발생하는 고압산소치료실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부가 권역별로 외상센터를 설치하듯 고압 치료센터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국립대 병원이나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에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를 설치해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번개탄이나 연탄가스를 이용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작업장 가스중독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 한 관계자는 “중독사고 역시 다른 사고와 마찬가지로 빨리 발견하고 치료해야 생명을 건질 수 있다” 며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각 권역별로 고압산소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두고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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