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UPDATED. 2019-02-19 21:47 (화)
풍향계/ 세계시민교육의 절실성
풍향계/ 세계시민교육의 절실성
  • 동양일보
  • 승인 2018.12.23 1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종호/ 논설위원 청주대명예교수
박종호 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박종호 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동양일보) 문명이 발달하고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국가들 간에는 인간과 물자의 교류가 빈번하게 되었고 각 국가들은 굳게 잠근 국경의 빗장을 풀고 개방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인류들은 이러한 물결을 타고 자연적으로 지경(地境)을 넓히는 보폭과 동선을 취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류 속에 세계는 지구촌 한 가족 시대에 진입하게 되었다. 단일민족의 전통을 가진 한국에도 상당수의 외국인들이 들어와 다문화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다문화 가정수의 증가에서 잘 나타난다. 교육부의 발표에 의하면 올해 다문화 가정 자녀(만7~18세)의 수는 12만2212명이다. 2012년의 4만6954명에 비하여 세배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 이들 자녀들이 세계화의 규범에 반하는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 협박과 욕설(65.1%)·따돌림(34.1%)·폭행이나 감금(10.2%)·비방(10.9%)·갈취(9.5%)·심부름(5.3%)·성추행(2.8%) 등의 갖가지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 점심시간이나 청소시간에 다목적실로 데려가 옷을 벗기고 때리기, 매직으로 알몸에 낙서하기, 신발을 던지고 그것을 주워오게 하기, 동급생으로부터 집단 폭행당하기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시달림을 겪고 있다.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 모양(18세)은 자신이 겪은 학교폭력을 직접 적어 취재진에게 건네 준 글을 통해 “그동안의 학교생활은 지옥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파키스탄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군(18세)은 초등학교 때부터 검은 피부색 때문에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다. 급우들은 그를 ‘튀기⦁초코파이⦁깜둥이’ 등이라 불렀고 쉬는 시간이면 아무 이유 없이 발로 차고 놀렸다. A군은 “오전 9시에 등교하여 오후 2시 하교 때까지 친구들로 부터 욕설만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수원시의 한 유스호스텔에서 수학여행을 온 6학년 남학생이 같은 반 다문화 가정 자녀인 박 모군(13세)을 향해 작난감 화살을 쏴 실명케 하였다. 여가부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당한 다문화 가정 학생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36.1%가 적절한 대응 없이 참거나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학교와 사회, 국가 등에서는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현대는 세계화(globalization)의 시대이다. 국경을 넘어 다양한 인종들이 지구촌을 무대로 하여 함께 살아가는 시대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 부응할 수 있는 국가와 사회의 체제구축 및 세계시민교육 계획 및 실천 등이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수립되고 이행될 것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이민자와 그 자녀들을 분리하여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의식부터 바꾸도록 하여야 한다. 이민자들을 우리와 똑 같은 한국인으로 가르치고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10여년(2007년) 전 미국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총기사건(32명 사살)의 범인은 한국계의 미국인이었었는데 미국은 그 범인의 만행을 이민자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제대로 적응을 시키지 못한 미국의 잘못”이라고 발표한 사례가 이를 잘 증명한다. 이민자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도 누구나 한국인과 동등하게 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고 그 권리는 신성불가침한 것이라는 인식이 국민 모두에게 착근되게 하여야 한다. 결코 한국인이라 하여 우월적 지위가 용인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회와 국가는 이러한 분위기와 문화가 뿌리를 내리도록 진력하여야 한다.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존엄한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는 천부인권설의 향도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보다 학교의 책무가 크다. 제1차적 책임은 학교에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인격(人格)과 성선(性善)의 주체로서의 인간(학생)을 육성하는 교육의 전당이다. 정신의 지도를 그리는 곳이고 지⦁덕⦁체의 산실이다. 욕설, 따돌림, 폭행 등을 비롯한 인권파괴적이고 야만적인 비행이 허용 및 용납되게 해서는 아니 된다. 이는 학교존립가치와 직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에서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보호하고 적극적이고 자존적인 한국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부로 하여금 주관할 전담부서를 설치하게 하여야 하고 일선 학교에 수준별 수업 및 전담교사를 배치하여야 하며 이에 필요한 권한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지구촌 사회 및 세계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세계시민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구체적이고 항시적인 교육과 실천이 이루어지게 하여야 한다.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로 하여금 기회평등의 원칙에 의하여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차별적인 행동이 발생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103 (율량동)
  • 대표전화 : 043)218-7117
  • 팩스 : 043)218-7447,7557
  • 창간 : 1991-12-29
  • 제보전화 : 043)218-722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원중
  • 명칭 : 동양일보
  • 제호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 등록번호 : 충북 가 00003
  • 등록일 : 1991-12-27
  • 발행일 : 1991-12-27
  • 회장 : 조철호
  • 발행/인쇄인 : 유영선
  • 편집인 겸 편집국장 : 김영이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ynews@d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