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 동고동락(同苦同樂)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어르신 한글대학’ 졸업식이 열렸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매년 12월 충남 논산시에선 70대부터 100여세까지 머리 희끗한 어머니와 아버지들이 학사모를 쓰고, 가족들의 축하 노래가 곳곳에 울려 퍼지는 따뜻한 축제가 벌어진다. 내 이름을 쓸 수 있어서, 마트에서 간장과 식용유를 자신있게 살 수 있어서 폼난다고, 까맣던 세상이 환해져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며 어머니들은 팔십 평생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수료증을 또박 또박 읽어내 자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어 버린다. 논산시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건양대 콘서트홀에서 따뜻한 행복 공동체 동고동락(同苦同樂)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마을로 찾아가는 ‘2018년 어르신 한글대학’ 수료식을 따뜻하게 마무리했다.

2016년 첫 수료생 250명 배출 이후 어르신들의 호응으로 올해는 302개마을 3000여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글대학 강사 105명이 주 2회 노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초적인 한글교육 제공 뿐 아니라, 시, 그림 등 다양한 교육으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어왔다.

올해 수료식은 18일(연산,벌곡,양촌,가야곡,은진,부창) 79개 마을 734명을 시작으로 △ 19일(강경,연무,부적,채운,취암) 69개 마을 634명 △20일(성동,광석,노성,상월) 53개 마을 569명 등 전체 201개마을 1937명을 대상으로 3일간 일정으로 치러졌다.

수료식은 한글대학 총장인 황명선 시장의 수료증 수여 및 우수학생 표창, 노인 한글 백일장 자작시 낭송, 영상(샌드아트) 등으로 진행됐으며 노인들의 배움을 응원하고 인생2막을 축하하는 따뜻한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한글대학 총장인 황명선 시장은 어르신의 앉은키에 맞춰 손을 잡고 정겹게 이름을 부르며, 마음을 담아 수료증을 수여하고 깜짝 인터뷰로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시민사회에서도 함께 자리해 격려와 축하의 마음을 전해 의미를 더했다.

노인들은 자작시 낭독을 통해 “80년 되돌아 보면 마음 허전한 내 인생이지만 그래도 잘 참고 살았다고 하늘에서 상 줘서 오늘도 한글 공부를 하네”, “우리 아들 핸드폰에 이제는 문자로 답을 한다”는 내용 등 배움의 즐거움과 회한을 풀어내며 눈시울을 적셔 수료식장을 감동의 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올해 입학한 최고령 윤정구 노인(99·상월면 산성리)은 수료식에서 고령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수료장을 받아 배움에 대한 용기와 열정을 응원하는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지난 10월 치러졌던 한글대학 백일장 작품들에 배어있는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과 사연들을 샌드아트로 재구성한 영상을 선보였다.

이번 수료식에서는 노인들이 수업시간에 직접 그린 그림과 만들기 작품 등 학습 성과물 77종 1100여점을 선보이는 작품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가방, 크리스마스 카드 등 정성과 배움의 열정이 듬뿍 담긴 형형색색의 솜씨로 색다른 감동을 전했다. 논산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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