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가 47%라는 사상초유의 의정비 인상폭을 내놔 경제난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21일 개최한 3대 세종시의회 의정비 지급기준 결정과 관련한 시민 의견수렴 공청회 모습.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세종시의회가 47%라는 사상초유의 의정비 인상폭을 내놔 경제난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세종시의정비심의위원회는 21일 3대 세종시의회 의정비 지급기준 결정과 관련한 시민 의견수렴 공청회를 열고 5328만원의 최종안을 내놓은 가운데 공정성 시비가 빚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한 해 받는 의정비는 전국 공통인 의정활동비 1800만원과 월정수당 2400만원 등 4200만원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인상안은 월정수당을 유례없는 인상률인 47%를 올려 현재보다 연간 기준으로 1128만원, 월 기준 94만원 더 받는 수준이다.

기초의회 평균 의정비는 3858만원이고 전국 광역의회 평균은 5672만원 이다.

의원들은 제주도의 경우 의정비가 연 5700만원 정도인데 같은 특별자치시를 표방하는 세종도 의정비 수준이 비슷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찬성패널로 참여한 박영송 전 세종시의원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경청도 하고 공부도 많이 하는 등 의정활동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이유라면 5328만원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 측 패널로 참여한 임정묵 조치원읍 주민발전위원은 "4년 동결을 전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인상해 나간다면 높은 인상률로 시민들과 의견대립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상은 하되 그 폭을 줄이자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공청회에서 찬성, 반대 측 패널들이 모두 의정비를 올리는데는 뜻을 같이하는 분위기를 보고 불공정하다는 비난도 있었다.

장모씨(종촌동)는 "시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지금 경제적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의정비 인상에 대해 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김모씨(소담동)는 "초선의원이 대부분인데 제대로된 의정활동이란 것은 해보고 인상된 의정비를 받겠다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새롬동 아파트 화제 때 의정연수 논란, 최근엔 조치원도시재생뉴딜사업 100억원 삭감과 무상교복 조례안 철회사태까지 만드는 등 시민여론과 엇갈린 행보만 하는 시의회 의원들이 높은 의정비만 챙겨가겠다는 게 도둑놈 심보가 아니면 뭐냐"고 비판했다.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공청회 여론을 토대로 24일 의정비 인상의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결정된 의정비는 오는 31일까지 시와 시의회에 통보된다.

한편 국회의원 세비 2000만원 인상과 관련 "어려운 경제상황에 셀프인상 즉각 중단하라"는 국민청원이 진행중에 있으며 23일 오후 1시 현재 21만642명이 참여하고 있다.

세종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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