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토종 경무관 불발…총경 승진 촉각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 승진인사가 임박하면서 충북지역 총경 승진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경무관 승진 인사에서 4년 연속 토종 경무관 배출이 무산된 충북경찰 내부에선 이어질 총경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총경 승진 발표가 예정되고 있는데 충북청에서는 2010년 경정 승진자인 백석현(51·경찰대 6기) 정보3계장, 안효풍(55·순경공채) 경무계장, 이우순(50·간부후보 45기) 경비경호계장, 정경호(50·순경공채) 여성청소년계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총경은 537명으로, 전체 경찰인력 11만6600여명 중에는 0.46%에 불과하다. 충북경찰의 경우 최근 5년(2013~2017년)간 2014년 3명(여경 포함), 2017년 2명을 제외하고는 매년 1명의 총경 승진자를 배출하는데 그쳤다. 반대로 매년 5~6명 수준이던 충북청 내 경정 승진자는 2013년 이후 10명 안팎으로 급증, 심각한 인사적체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경험과 능력이 풍부한 경정급 인사들이 계급정년(14년)에 걸려 40~50대에 조기퇴직하는 일이 벌어지고, 승진을 조기 포기하는 이들도 다수 나오고 있다.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는 이들은 지역 경찰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적체된 인사 숨통을 틔우기 위해 지역 경찰에 대한 배려가 절실하지만 고위직 경찰 인사에선 ‘서울 경찰 독식 폐습’이 답습되고 있다. 지난달 경무관 승진에서도 승진자 15명 중 2명만이 지역 경찰 출신이다. 최근 경찰 내부망에 “서울에 근무하는 총경은 하늘에서 떨어졌고 시골 총경은 농사꾼, 아무 소리 말고 승진하고 싶으면 상경해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지역 경찰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경 인사에선 충북청에 배정되는 총경 승진 규모를 최소 2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역 정원 증가로 올해 총경 승진자가 예년보다 25% 정도 늘어난 전국 100여명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증평경찰서·청주서원경찰서 신설 등 치안수요 증가를 고려한다면 2명 이상의 총경 배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충북청 한 관계자는 “올해는 유능한 인력들이 대거 승진 대상에 포함되면서 지휘관 추천 등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며 “바늘구멍 승진에 따른 지역 경찰의 사기저하와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는 상황이어서 수뇌부도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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