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그러고 싶냐?”

참, 철없고 가당찮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컬어 핀잔 줄 때 쓰는 말이다.

요즘 두 거대 양당 의원이 각각 국민들에게 보여준 부적절한 처신 탓에 이런 소리가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김포공항에서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는 공항 보안직원의 요청을 받고 스마트폰 케이스 투명창에 들어있는 신분증을 제시했단다. 이에 보안직원이 '꺼내서 보여달라'고 말하자 "근거 규정이 있느냐"며 항의했다. 김의원 측은 필요 이상의 요구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여기에 동의할 국민 많지 않다. 일반 국민은 항공기 탑승시 보안직원의 요구대로 신분증을 꺼내 탑승권과 함께 건네고 확인을 받는다. 이걸 공항 직원의 '갑질'이라 말하는 김의원의 머릿속에 무엇이 자리잡고 있는지 참 궁금하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도 이에 질세라 제대로 ‘한건’ 했다.

지역구 주민이 인사를 받지 않자 돌아서서 침을 뱉었다는 논란이 그것이다. 민 의원은 비염이 도져 코가 나와서 돌아서서 침을 뱉었지만 모욕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왜 하필 그순간에 침을 뱉었을까. 국회의원이 그정도 사리분별도 못하나? 정확한 사실관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 논란도 정치인의 행동이 신중해야 함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일이다.

이 두 의원은 부적절한 행동 뒤에 반성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국민들은 "국회의원의 배지는 국민 위에 군림하라고 준 것이 아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특권과 반칙이 맞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금년 4월에 신분증 없이 특별출입구로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질타를 받은바 있다.

여전히 200개가 넘는다는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다. 입만 열면 특권 내려놓기를 외치면서도 머릿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내림유전자처럼 특권의식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모든 행동은 마음에서 나온다. 국회의원이라고 예외일수 없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은 꼭 ‘예외’인 사람들처럼 행동하려 든다.

그게 특권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들만의 특권의식이 뿌리 깊게 잔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끄럽고 한심하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 내 일각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명분으로 의원 정수 확대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국민들이 동의해 줄리 만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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