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층 개방형 수장고 모습. 전시장을 겸한 수장고에서는 작품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입장해 작품을 볼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담배공장이었던 청주연초제조창이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어 네 번째로 마련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가 27일 개관한다.

14년간 폐산업시설로 방치됐던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청주관에는 577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고, 연면적은 1만9855㎡, 지상 5층 규모다. 수장공간(10개), 보존과학공간(15개), 기획전시실(1개), 교육공간(2개), 조사연구공간인 라키비움과 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청주관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이다. 통상 미술관 출입제한 구역인 수장고와 보존과학실 등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백남준, 이중섭, 니키 드 생팔, 서도호 등 손꼽히는 작가 작품이 포함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300여점과 미술은행 소장품 600여점을 현재 청주관으로 옮겼다.

2020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2700점과 미술은행 소장품 500점까지 추가로 들어오면 총 5100여점이 배치된다. 청주관의 총 수장능력은 1만1000여점 정도다.

현재 ‘개방 수장고’에서는 관람객이 입장해 백남준의 ‘데카르트’ 서도호의 ‘바닥’ 니키 드 생팔의 ‘검은 나나’ 김복진의 ‘미륵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이중섭 ‘호박’, 김기창 ‘아악의 리듬’, 박래현 ‘영광’, 김환기 ‘초가집’ 등을 창을 통해 본다.

장엽 개관준비단 운영과장은 “기존 전시가 큐레이터의 관점에 따라 선별된 미술작품만 보여줬다면 보이는 수장고는 관객과 미술작품의 직접적인 만남이 가능해 세계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보존과학실도 마찬가지로 관람객은 창을 통해 유화 보존처리 과정과 유기·무기분석 과정을 볼 수 있다.

국내 유일의 미술품종합병원으로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장비 이전 외에도 38억여원을 더 들여 신규 장비도 마련했다.

개관특별전으로는 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성된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을 내년 6월 16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강익중, 김수자, 임흥순, 정연두 등 작가 15명의 회화와 조각, 영상 23점이 전시된다.

내년 6월 개관특별전이 끝나면, 하반기에는 ‘현대회화의 모험’이 이어진다. 2020년에는 이중섭, 김환기 등을 망라한 근대미술 걸작전이 예정됐다.

미술관 관계자는 “새롭게 단장해 개관한 청주관은 지역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이자 청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사회의 문화생활을 책임지는 중심적 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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