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청주시서원구 도세팀장

이영희 청주시서원구 도세팀장

(동양일보) ‘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늘 말하던 것이나 무심코 한 말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으니 말조심하라는 의미이며,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라는 의미기도 하다.

심리학 용어에 ‘피그말리온(Pygmalion) 효과’가 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갈라테이아라는 이름도 붙여 주고, 살아있는 그 어떤 여인보다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람을 대하듯 했다.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한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조각상 갈라테이아에 생명을 주게 돼 그가 사람으로 탄생하게 됐다는 이야기에서 이 용어가 유래됐다. 즉 피그말리온 효과란 타인을 존중하고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을 주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1968년 미국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였던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 교수는 캘리포니아의 어느 초등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하고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뽑아서 교사에게 알려 주고, 8개월 후 다시 지능검사를 실시하자 해당 학생의 성적이 실제로 향상됐는데 명단에 오른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한다.

반면 ‘스티그마(Stigma) 효과’도 있는데 한 번 나쁜 사람으로 찍히면 스스로 나쁜 행동을 하게 되는 현상으로, ‘낙인 효과(烙印效果)’라고도 한다. 즉 ‘나쁜 사람이 뭔가를 보여 주마’라는 부정적 심리 현상이다.

공공질서를 위해 주정차 위반, 교통법규 위반, 노상 적치물 위반, 쓰레기 불법투기 등을 단속하는 행정행위가 많은데, 이런 행정행위에서 피그말리온 효과와 스티그마 효과를 염두에 두고 적절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단속으로 효율을 높이는 행정행위는 한시적인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스티그마 효과로 행정 불신과 반감을 사게 될 수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므로 단속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계도와 홍보에 중점을 둬야 하고, 단속 시에도 고압적 자세나 단호한 말투보다 정중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대해 피그말리온 효과 즉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영향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옛 속담처럼 일상의 언어습관은 사람의 운명에도 연결될 수 있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 그 말처럼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 그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마치 기도처럼 말이다.

농담을 해도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본인과 주위를 즐겁고 밝게 하지만 부정적인 말로 하는 사람은 자칫하면 주위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같은 물을 마셔도 소는 우유를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드는 것처럼 같은 상황에서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이왕 할 말이라면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의 말을 많이 해보다. “잘 해낼 겁니다. 꼭 그 일은 성공할 겁니다”라고.

가슴에 응어리진 좌절을 이겨낼 ‘믿음’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말 한마디를 던져보자. 그들에게 좌절을 딛고 설 ‘피그말리온’의 기적이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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