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형상화 S자형 날개 왼쪽만 세워 ‘날개꺾인’ 모양새

공주시 중동 3.1중앙공원에 설치된 유관순 열사상. S자형 부조 날개 오른쪽(위 사진 붉은색 원내)을 만들지 않아 날개가 꺾인 모양새여서 시민들의 반발과 보완설치 요구가 거세다. 열사상 뒤에서 보면(아래 사진 붉은색 원내) 왼쪽에 날개가 없어 휑한 느낌을 주고 앞에 서있는 커다란 이동통신사 전신주가 공원의 이미지를 해친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일을 2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공주시 3.1중앙공원에 설치된 ‘날개 꺾인 유관순 열사상’에 대한 시민들의 개선요구가 뜨겁다.

유관순 열사를 배출한 영명고(1914년 당시 영명여학교) 총동창회와 3.1기념사업회, 시민단체 등은 부실행정이라는 반발과 함께 조속한 보완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공주시 중동 영명중학교 앞 9431m² 부지의 3.1중앙공원에 설치된 유관순 열사상은 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7월13일 완공됐다.

하지만 6일 취재진이 현장에서 확인한 유관순 열사상은 동상을 기준으로 좌측에만 만세운동을 양각한 부조 날개가 설치돼 있었다.

부조 날개는 S자 곡선의 태극 원을 두 부분으로 나눠 음과 양을 형상화시킨 예술 조형물인데 시는 이를 좌측 한쪽에만 만든 것이다. 우측까지 모두 설치해야 균형잡힌 정상적 조형물이 된다는 여론은 반영되지 않았다. 좌우 모두 설치할 예산까지 확보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공주시 관계자는 “우측에 부조 날개를 설치할 경우 공원 뒷부분의 조망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어린이 등 노약자가 오르내리다 떨어져 부상당할 수 있어 설치를 안한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전문가들의 논의와 자문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완공 직후 지금까지 반쪽짜리 ‘날개 꺾인 유관순’이라는 비난과 반발이 끊이지 않았고, 시의원들까지 나서 203회 정례회 기간중인 지난해 12월 9일에도 현장방문 뒤 개선을 촉구했다.

공주시의회 A의원은 “우측 날개로 인해 조망을 해치거나 사고우려가 있다면 좌측 날개는 애당초 뭣하러 만들었냐”라며 “지난해 8.15 광복절 기념일 직후에도 개선사업 추진을 위한 의견수렴까지 마친 상태에서 지금까지 공주시가 아무 일도 안한 채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부조 날개 뿐만 아니라 공원전체가 갖는 의미 차원에서 주변의 수목정비, 무궁화 나무 식재, 공원내에 세워져 있는 3개의 개인 비석 이전, 이동통신사 전신주 이전,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등도 요구했지만 시에서는 개선 노력을 전혀 안했다고 지적했다.

전직 공주시 공무원출신이라고 밝힌 B씨는 “업무 담당 실과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서로 미루다가 추진이 안됐을 것”이라며 “이런 경우 복지정책과에서 전체적인 업무를 리드하면서 세부업무는 분야별로 나눠 맡긴 뒤 진행하면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조 공주시 3.1기념사업회장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의 그날 이곳에서 제막식과 만세삼창을 할 예정이었다“면서 “완전하지 못한 열사상 앞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공주시 관계자는 “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은 만큼 필요성에 대해 곧 검토한 뒤 보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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