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곁 지켜온 ‘원조 친문'
건설현장 노동운동·3선국회의원·한중관계 조율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명된 노영민 주 중국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문재인정부 2기 청와대 참모진을 끌고 갈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노영민(62) 주중대사는 대표적인 '원조 친문(親文)' 인사로 꼽힌다.

노 신임 비서실장은 2012년 대선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비서실장을 맡은 뒤 2017년 대선 때까지 줄곧 가장 가까이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문 대통령이 2015년 더불어민주당 2.8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라디오 토론회에서 '주요 정치현안을 누구와 상의하냐'는 질문을 받고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답할 정도로 측근이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로 선출된 후에도 정국 구상이나 인선 등에서 노 비서실장과 깊이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19대 국회에서 '문지기(문재인을 지키는 모임)'를 비롯해 '문간방', '달개비' 등 의원 모임을 주도하며 당내에서 문 대통령의 기반을 다졌다.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를 나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재학 중이던 1997년 유신독재에 항거하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2년간 복역하는 등 학생운동권 출신이지만 1981~1985년 서울·오산·청주지역 공장과 건설현장 등을 찾아가 노동운동을 했다.

그는 산업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19대 국회에서는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민주당 소속으로 17~19대 국회에서 3선을 지내며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에서 사무총장을 맡는 등 당내 기반을 다졌다.

2011년 김진표 원내대표 시절에는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여·야 간 협상 최일선에 섰다.

정치권에서는 드물게 시인 겸 작가로도 활동했다.

2009년 세계사의 명연설과 평가를 곁들인 '싯다르타에서 빌 게이츠까지'를 출간했고, 2011년 20세기 인류의 비극적인 역사를 기록한 '현대사의 비극들'을 출간했다.

2007년에는 '바람 지나간 자리에 꽃이 핀다'는 시집을, 2015년에는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라는 시집을 냈다.

다만 2015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두고 산업위 산하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점은 상처로 남았다.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산업위원장직을 사퇴했으며, 2016년 당내 윤리심판원에서 당원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으면서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야인이 된 이후 2017년 19대 문재인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장으로 대선 조직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해 10월에는 주중대사로 임명돼 출국,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한중관계 조율에 힘을 쏟았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할 때마다 차기 비서실장 '1순위'로 꼽혔으며, 결국 문재인정부 중반기로 접어드는 올해 문 대통령의 곁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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