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최근 천안지역 학교 공사현장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두곳 모두 작업자의 부주의로 인한 인재였다는 정황이 속속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 13분께 특수학교인 천안인애학교 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본관 건물 3층에서 지진 보강공사를 위해 용접을 하던 중 불티가 패널로 옮겨 발생했다.

화재 발생 10여 분에 진화됐고, 학생들은 수업을 끝내고 귀가한 상태이여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3일 천안차암초등학교 증축건물 공사장 화재도 용접작업 중 불꽃이 외장재 스티로폼으로 옮겨 붙으면서 발생했다.

불은 5층 공사장을 삽시간에 집어삼켰다. 불과 10여 m 옆에서는 학생, 교사 등 900여 명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지만, 교사들이 신속하게 학생들을 인솔해 빠져나와 화를 면했다.

경찰 조사결과, 현장에는 소화기 한 대뿐이었고, 소방용수는 얼어버려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공사를 맡은 대전의 중견건설업체는 지난해 6월 화재로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세종시 트리쉐이드의 시공사로 드러났다.

발주처인 교육당국은 물론 소방당국이 공사현장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인재라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방청이 지난 9일 밝힌 '공사장 화재' 분석결과에 따르면, 공사장 화재는 총 4439건으로, 사상자는 430명(사망 33, 부상 397명)이었다. 화재 절반이 겨울철에 집중됐다. 화재원인으로는 부주의가 81.1%로, 이중 용접· 절단 등의 부주의가 절반을 훌쩍 넘었다.

천안은 신축공사 현장이 수백 곳에 달한다. 현장마다 ‘안전제일, 제해 제로'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지만,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 화재가 증명해주고 있다.

안전이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당국과 소방방국은 화재 예방과 즉각적인 대응 시스템을 갖췄는지 모든 부문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형식적인 점검과 땜질식 처방으로는 반복되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시설기준과 점검체계,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학교 안전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천안 최재기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