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둘 둔 장지수씨, 11일 충북산업과학고 졸업…충북도립대 사회복지과 진학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10여년전 옥천으로 시집온 30대 베트남 며느리가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충북산업과학고에 따르면 11일 열리는 이 학교 63회 졸업식에서 마케팅경영과 장지수(여·31·베트남명 쩐티미수엔·사진)씨가 졸업장을 받는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친정인 베트남에서 중학교 과정만 마친 장씨는 2008년 옥천으로 시집왔다.

옥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우리말과 한글을 깨우친 그는 남편(52)의 응원에 힘입어 2016년 늦깎이 고등학생이 됐다.

그는 “의사소통이 안 돼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남편과 선생님, 조카뻘 되는 급우들이 많이 도와주고 격려해 줘 영광스러운 졸업장을 받게 됐다”며 기뻐했다.

장씨는 특히 “남편이 3년 동안 아침식사를 챙겨주고, 시험기간 동안에는 아들 둘과 놀아주면서 도와줘 학교를 무사히 다닐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이번 졸업식에서 134명의 졸업생을 대표해 정근상을 받는다. 몸이 불편해 하루 결석한 것 말고는 3년 내내 성실하게 등교한 결과다.

장씨는 슬하에 올해 4학년과 1학년이 되는 초등학생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별세한 시아버지를 10년 넘게 모시고 살면서 학생이자 두 아들의 어머니, 며느리, 아내로 1인 4역을 거뜬히 해냈다.

그는 충북도립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수시 2차로 합격해 3월 대학생이 될 꿈에 부풀어 있다.

장차 사회복지사가 돼 다문화 관련 기관에서 한·베트남 교류와 결혼이주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옥천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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