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태국의 사마콤 궁전은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태국의 구화폐 3종에 등장할 정도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기도 하다. 사마콤 궁전을 여행 코스로 포함한 패키지 상품이 많이 나오면서 지금은 땡볕에서 30~40분 정도는 기본적으로 대기해야 입장할 수 있는 곳이 됐다.

동양의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아난다 사마콤 궁전. 이탈리아 르네상스 네오 클래식 건물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단일 건물로는 태국에서도 가장 큰 궁전이다.

돔 형식의 지붕과 하얀 대리석이 이곳의 특징인데 모두 이탈리아에서 공수해 지었다고 한다.

라마 7세까지는 주로 왕실의 행사를 치루는 왕실 전용 궁전이었으나 현재는 왕실에서 사용하던 주요 물품들을 전시하는 일종의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라마 7세가 유럽 여행 중에 영감을 얻어 아난다 사마콤 궁전을 지었다고 한다.

궁전 내부는 유럽에 온 듯 높은 천장과 천장에 그려진 그림이 멋스럽고 가루다, 나가, 에라완 같은 신들이 조각되고 채색돼 있어 화려하다.

넓고 아름다운 정원은 규모는 다르지만 외관상 베르사유를 닮았다. 그러나 베르사유 궁전과 달리 사마콤 궁전 안은 철처히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각종 장신구와 예술품이 가득한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묘하면서도 영롱한 느낌을 주는 초록색 염료였다. 이 염료는 인공이 아닌 딱정벌레 껍질로 만든 천연 염료로 색감자체 만으로도 보석과 다를 바 없어 공예품, 보석을 더욱 빛나게 한다.

아프카니스탄의 보석인 라피스 라즐리도 변하지 않는 푸른색을 띤다. 이 보석은 투탕카멘 마스크를 장식하는 주요 염료로 쓰였고, 이집트 왕가의 영원한 번성, 위엄을 드러내는 색상으로 대표됐다.

라피스 라즐리, 딱정벌레 껍데기 모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공통된 습성이 있는데 이는 왕가의 영원한 번성을 염원하는 소망의 빛깔이 아닐까 싶다.
태국 화폐 속 아난다 사마콤 궁전
태국 화폐 속 아난다 사마콤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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