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미세먼지가 그나마 위안 ‘씁쓸’

15일 청주의 한 세차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지 두세 달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눈.비가 내리지 않아 청주지역 세차장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그나마 포근한 날씨 탓에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간간히 손님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청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월과 이달 들어 10mm 이상 강수량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3~4일 이틀뿐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보름째 강수량 '0'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두 달여간 눈과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예년 같으면 제설작업에 사용된 염화칼슘 등을 제거하려는 시민들로 세차창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지만 15일 세차장 몇 곳을 확인한 결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세차장을 방문한 한 시민은 "미세먼지가 수북이 쌓여 세차를 하러 왔다"며 "요즘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 미세먼지만 없으면 오랜 기간 세차를 하지 않아도 깨끗한 외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차장을 운영하는 A씨는 "예년 같으면 세차 손님이 2배 이상 늘어 하루 종일 정신이 없어야 하지만 올 겨울은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아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최근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가 세차장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겨울철 세차장을 괴롭히는 것은 또 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기면서 세차장은 직격탄을 맞는다.

세차장에서 일하는 직원 이모(56)씨는 "눈이 오지 않아도 손님이 없고, 추워도 손님이 없고 이래저래 겨울철은 세차장에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며 "경제 상황도 그렇지만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경기 보다는 날씨가 더욱 중요한 사안이 된 지 오래"라고 전했다.

이번 주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중국 발 스모그 유입 등 호흡기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2.5)가 극성을 부려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4~15일 평소보다 5~6배 높은 올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강타했고 시민들은 하루 종일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15일 오전 8시 현재 청주 사천동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62㎍을 기록해 매우 나쁨(76㎍/㎥) 기준을 크게 넘어섰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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