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의 5.9% 수준…‘물부족’ 우려 커
청주는 지난달 12일부터 35일간 ‘0㎜’
댐·저수지 저수율 높지만 산불은 비상

관광1번지 단양군이 지난해 선거와 가뭄, 폭염 등으로 관광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도 996만 여명이 방문하며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도담삼봉 설경 모습.
/자료사진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올 겨울 충북지역에 유난히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가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5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충북지역 평균 강수량은 0.7㎜로, 평년(12.8㎜)의 5.9% 수준에 머물렀다.

이 기간 추풍령 2.6㎜, 보은 0.2㎜의 강수량을 기록했을 뿐, 청주는 0㎜로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적은 비가 내렸고, 충주·제천은 아예 기록조차 되지 못했다.

충주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29일간, 제천은 지난달 14일부터 33일간 하루 강수량이 ‘0.1㎜ 미만’인 ‘무강수일’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15일 충북 일부 지역에 0.1㎜의 눈·비가 흩뿌리면서 지난달 12일부터 이어진 청주지역의 무강수일 행진은 35일 만에 중단됐다.

그러는 동안 대전과 충북은 지난달 27일 이후 15일간 건조주의보가 이어졌고, 서울은 18일, 강릉 29일, 대구 16일 등 충청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장기화됐다.

그야말로 ‘겨울가뭄’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1월 강수량은 예년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나 지난달까지 범위를 넓히면 평년 수준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수도권 남부와 충남 보령 일부지역 등에만 약한 가뭄 상태를 보일 뿐, 충북은 가뭄을 보이는 시·군이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통상 6개월 누적 강수량을 기준으로 기상가뭄을 판단하는데, 충북의 경우 지난해 총 강수량이 1376.2㎜로 평년(1165.2~1376.8㎜)과 비슷한 정도여서 ‘가뭄’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게 충북도와 청주기상지청 등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충주의 누적강수량은 평년보다 111.3% 많은 1349.1㎜, 청주는 평년보다 108.9% 많은 1381.6㎜를 기록했다. 제천(1409.3㎜)은 평년의 97.2% 수준이나 지난해(1070.7㎜)보다는 1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부족 걱정도 없다.

이날까지 충북지역 762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94%로 지난해 91.3%와 평년 87%보다 높다. 생활·공업용수로 쓰이는 충주댐과 대청댐 저수율도 각각 74.8%와 73.6%로 지난해와 평년보다 크게 높다. 지하수와 용출수를 생활용수로 쓰는 도내 산골마을의 운반급수도 지난해 8월 이후에는 요청이 없는 상황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도내 저수지 대부분이 농업용 저수지로 농번기인 4~9월 외에는 물 사용량이 거의 없어 농업용수가 부족하지 않다”며 “지하수 등을 쓰는 마을의 식수 현황을 파악했지만 용수 부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례적인 겨울가뭄이 이달 하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산불 등 화재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충청권·수도권·강원 등지는 25일까지 눈·비 소식 없이 온화하고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지방은 주말인 오는 19일께 눈·비 예보가 있지만 그나마도 적은 양이 내리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건조한 날씨는 미세먼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정량의 강수와 강설이 이뤄져야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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