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유도봉 망실 후 빠져나온 철근 나사못 도로서 나뒹굴어

사진 왼쪽은 지난해 6월 당시 시선유도봉이 부러진채 도로에 나뒹구는 모습. 이후 현재까지(사진 오른쪽)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유도봉 교체와 폐볼트가 치워지지 않아 도로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교통사고를 막고 도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공주시 옥룡동 공주대교 진입 전 강남교차로에서 대전·논산방향 소학회전교차로까지의 23번 지방도(창벽로) 1.2㎞ 구간. 이곳 도로 중앙에 설치돼 있는 ‘시선 유도봉’에서 빠져 나온 앵커볼트(철근 나사못·이하 폐볼트)가 흉기 역할을 하고 있다.

길이 12㎝, 지름 1㎝ 정도의 폐볼트는 어른 가운뎃손가락보다 커 사실상 철근토막이나 마찬가지다.

대전·논산 방향을 오가는 고속 차량의 타이어에 밟힌 폐볼트는 ‘총탄’처럼 튕겨나간다. 타이어 펑크 위험과 그에 따른 대형 사고는 물론 보행자에게 치명상을 입힐수 있다.

지난 15일 현장에서 확인한 이 구간의 유도봉은 300여개. 이중 60~70여개가 불법 U턴차량 등에 의해 뽑혔거나 망실돼 있다.

부러진 유도봉만 치운 뒤 도로 박혀있거나 빠진채 남아있는 폐볼트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도로 한가운데로 굴러 나와 사고를 부르게 된다.

시민 A씨는 한달전 이곳에서 큰 부상을 당할뻔 했다. 자동차에 이상이 생겨 길가에 세운 후 인도로 나와 돌아보는 순간 가로수에 뭔가 ‘딱’하고 부딪치는 소리에 까짝 놀랐다. 확인 결과 직전에 지나간 20t 트럭의 타이어에 밟힌 유도봉 폐볼트가 튕겨 인도로 날아왔던 것이다.

A씨는 가로수가 방어막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거나 실명을 당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승용차를 몰고 논산으로 가던 Y씨도 최근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 트럭이 추월해 지나는 순간 자동차에 뭔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 확인해 본 결과 왼쪽 운전석 문 표면이 찌그러져 있었다. 주위를 둘러본 후 유도봉 폐볼트가 튕겨 문짝을 때린 것임을 알아 차렸다. 속상하고 억울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유도봉 1개를 아스팔트에 고정하기 위해서는 볼트 4~6개를 박는다. 볼트의 길이가 12㎝ 정도이기 때문에 아스팔트 도로에 15㎝ 정도의 구멍을 뚫어야 고정된다.

5∼10㎝인 아스팔트 표층만 뚫고 박아서는 지탱력이 떨어져 유도봉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아스팔트 아래층까지 깊게 뚫어 고정한다. 하지만 이 볼트는 작은 충격에도 힘없이 뽑혀 나뒹군다.

이곳에 유난히 폐볼트가 많은 이유는 강남교차로에서 달리던 차량이 소학리 회전교차로까지 가는게 귀찮아 도로 한가운데서 불법 U턴하면서 유도봉을 지속적으로 부러트리기 때문이다.

공주시 관계자는 “불법 U턴 차량이 끊이지 않아 유도봉 훼손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망가진 유도봉을 즉시 교체하는 한편 폐볼트도 제때 치워 시민안전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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