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충북문인협회가 최근 발간한 ‘충북문학전집’. 이 책을 만드는데 충북도는 3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지역 문인들을 총망라해 그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는 것은 문단사에서도 기념적인 일임이 틀림없지만 오히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제호는 ‘충북문학전집’이지만 내용은 현재 충북문인협회 회원들만 한정해 실었기 때문이다.

누구는 싣고, 또 누구는 싣지 않는다면 형평성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어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현재 충북문인협회 회원들로 대상을 한정했다고 한다.

이 기준 때문에 2000여 쪽 분량에 300여명의 문인들을 수록했으면서도 과거 지역 문단을 이끌었거나 지역을 떠나 중앙문단에서 활동하는 원로·중진 문인들은 상당수가 포함되지 못했다.

충북은 1983년 전국에서도 처음으로 문학전집을 발간했다. 특정 단체가 아닌 충북 출신 문인을 총망라해 대표작과 작품노트 등을 실었다. 보조금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이번 전집은 어떠한가. 충북문인협회라는 ‘특정 단체 회원’만으로 한정하며 결국 충북도는 충북문인협회 회원문집을 만드는데 3000만원이라는 예산을 지원한 셈이 됐다.

일반적으로 충북문인협회와 같은 문학단체 문학지 발간에 지원되는 300만~400만원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액수다.

오직 현재의 충북문인협회 회원들만을 대상으로 원고를 수집하고, 그들의 글만 수록한 것을 ‘충북문학전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진정한 의미의 충북문학전집을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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