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환원 차원...전국적으로도 이례적

에코프로 장애인체육선수단 소속 육상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과학산업2로 587-40(송대리 311-1)에 위치한 주식회사 에코프로 전경.

(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청주에서 이차전지소재 등을 생산하는 한 업체가 장애인 선수 21명으로 장애인체육선수단을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청주오창과학단지 내 에코프로(대표 이동채)는 지난해 11월 육상을 비롯해 역도, 당구, 볼링, 사격, 펜싱 등 6개 종목에 21명의 장애인체육선수단을 발족했다. 지역 업체가 장애인체육선수단을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장애인 선수들의 처우 개선은 물론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측면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다.

에코프로는 선수단 운영을 위해 연간 4억 5000만원의 예산을 책정, 월급은 물론이고 대회 출전·훈련비용, 각종 대회 입상 포상금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 직원들과 동등한 복지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장애인 선수단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선수들은 에코프로의 선수단 창단이 가뭄의 단비처럼 소중하게 다가온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장애인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훈련에도 애로가 많았기 때문이다.

전영선(충북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육상 감독은 “장애인 선수들은 소속이 없어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았다” 며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소속감과 성취감을 갖게 된 게 더없이 좋다” 고 말했다.

김지태(지체장애 3급·육상 필드) 선수는 “운동을 하고 싶어도 소속팀이 없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며 “이제는 매일 꾸준히 운동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1998년 설립한 뒤 대기오염 제어관련 친환경 소재 및 부품개발에 주력해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다. 2003년부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들의 단계별 국산화에 성공한 뒤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회사 규모가 매년 두 배 이상 커지고 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945명의 직원과 연 매출 329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무역의 날 3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에코프로가 장애인체육선수단을 운영하게 된 것은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사회에 되갚아야 한다는 철학이 바탕이 됐다.

평소 에코프로는 충북대학교를 비롯한 지역의 대학과 고등학교에 1억원 가량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또 2013년부터 임직원이 낸 성금만큼 회사가 금액을 맞춰 추가로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해 5000만원 이상을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이태근 에코프로 사회공헌추진단장(부사장)은 “장애인 체육은 생활체육보다는 엘리트 중심으로 돼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다음 달 하순 정식으로 장애인 선수단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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