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을 준비중인 청주대륙서점.
청주대륙서점
폐업을 준비중인 청주대륙서점.
청주대륙서점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60년 가까이 청주를 지켜온 대륙서점(청주시 상당구 수동 315-36)이 문을 닫는다. 경영난 때문이다.

이주희(60) 대표는 22일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대륙서점 운영을 접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폐업 절차를 밟고 있고 이르면 2월께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륙서점은 소매를 겸한 서적도매업체다. 1960년대 문을 연 이 서점은 북문로 옛 서울신탁은행 근처에 있다가 1988년 현재 위치인 수동으로 옮겼다. 서점에서 직원으로 있던 이 대표가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60년 역사의 대륙서점에는 특히 오래된 책들이 많았다. 절판된 책을 구하러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점은 호황기를 누렸지만 IMF의 여파로 위기가 찾아왔다. 예전보다는 덜 했지만 책 읽는 분위기는 여전해 서점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서점경영상황은 더 어려워졌고 이 대표는 결국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 달 3000만~4000만원 되던 매출액은 뚝 떨어져 몇 년 전부터는 1년에 1억원 남짓한 매출을 올리게 됐다. 한 달 순수익이 200만원도 안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그나마 예전에는 먹고 살만했지만, 요즘에는 운영이 너무 힘들어져서 2~3년 전부터 폐업을 고민하고 있었다”며 “미련이 남아 계속 고민했는데 도저히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문을 닫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호황기 대륙서점은 청주 뿐 아니라 증평, 보은, 괴산 등에 책을 납품했다. 납품업체만 100여 곳에 달했다. 하지만 지역 서점이 사라지면서 거래처도 점점 줄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2년마다 발간하는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충북지역의 서점은 2003년 115곳, 2005년 103곳, 2007년 97곳, 2009년 96곳, 2011년 90곳으로 계속 줄고 있다. 2013년 92곳에서 2015년 78곳, 2017년 68곳이 됐다. 여기에는 문구류까지 판매하는 곳이 포함돼 있으므로 책만 파는 순수서점만 본다면 서점 수는 더 줄어든다.

이 대표는 “스마트폰, 컴퓨터가 나오면서 책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었고, 인터넷 서점이 등장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책을 사는 사람도 없다 보니 경영난이 악화됐다”며 “여기뿐만이 아니고 문 닫는 서점들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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