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1월 적설량 ‘0’…올 겨울 눈 쌓인 날 사흘 뿐
청주기상지청 “북쪽 찬 공기 진입 막히면서 눈 줄어”
이달 말까지 눈·비 예보 없어 과수농가 등 피해 우려

최근 한반도 부근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청주에서 올 겨울 들어 눈이 내려 쌓인 날이 사흘뿐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겨울가뭄이 심상치 않다. 충북지역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량은 평년보다 높지만, 가뭄이 계속될 경우 농작물 생육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봄 농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올 겨울 들어 청주에서 쌓인 눈이 관측된 건 지난해 12월 6일과 7일, 11일 등 사흘이다. 최근 30년(1989~2018년) 동안 평균 8.2일 눈이 관측됐던 것과 비교하면 21.5%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11일 이후로는 한 달 넘게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고 있다. 이달 15일 낮 한때 도내 일부지역에 눈발이 날리기도 했지만 곧 그쳤다.

역대 적설량 추이를 봐도 올 겨울 가뭄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1일까지 청주에 기록된 신적설량(새로 내린 눈)은 총 4.5㎝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지난달 내린 눈이 전부다. 청주는 같은 기간 누적강수량이 28.6㎜로 최근 30년(42.5㎜)의 67% 정도다.

특히 1월 들어 평년보다 따뜻한 날이 이어지면서 눈·비가 내리는 대신 미세먼지만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은 올 겨울 눈이 내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오지 못해 벌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엔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며 불어오는 차가운 북서풍이 바다 위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 눈구름이 발달해 눈이 내리는데, 최근 동아시아 상층 공기 흐름이 평년에 비해 동서방면으로 강해져 찬대륙고기압 진입을 막아 눈구름 발생횟수가 적어졌다는 것이다.

겨울가뭄에도 지난 15일 기준 충북의 762개 저수지의 평균저수율은 94%로 지난해 91.3%와 평년 87%보다 높다. 생활·공업용수로 쓰이는 충주댐과 대청댐 저수율도 각각 74.8%와 73.6%로 평년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다.

다만 겨울가뭄으로 토양에 물이 부족하면 땅속 깊은 곳까지 수분이 전달되지 어렵고, 이는 농작물이 제대로 뿌리를 뻗고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과수나무는 겨울가뭄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충북 등 중부지방은 이달 말까지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은 날씨가 많겠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당분간 충북에서 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다만 오는 26일에 강원영동 등 동해안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3일도 대체로 맑은 가운데 메마른 날씨가 이어진다. 아침 최저기온은 세종·공주 영하 4도, 대전·청주 영하 1도 등 영하 7도~영하 1도, 낮 최고기온은 세종·청주·대전·보은 9도, 충주·괴산 8도, 천안·아산 7도 등 7~10도가 되겠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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