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개 시도서 35명 발병…"유행지역 아동, 백신 접종 시기 당겨야"

질병관리본부가 안내하는 홍역예방수칙

(동양일보 김홍균 기자)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홍역 확진자가 35명으로 늘어나면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23일 오전 10시까지 집단발생 29명(2건), 개별사례 6명 등 모두 35명의 홍역 확진자가 신고됐다.

집단발생 환자는 대구·경북 경산 17명, 경기 안산·시흥 12명이며, 개별 환자는 서울 3명, 전남 1명, 경기 2명이다.

보건당국은 안산과 대구 등 집단 발병 지역에 ‘홍역 유행지역’을 선포하고 감시 활동을 펴고 있다.

보건당국은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접종 여부가 불확실할 때는 감염예방을 위해 재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홍역은 2006년 국내 퇴치선언 후 ‘사라진 감염병’으로 인식돼왔는데, 올해 유독 발병이 잇따르고 있어 원인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이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올해 한국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미주지역,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을 예방접종 기피 현상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1998년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논문이 발표된 이후 백신 혐오 현상이 시작됐는데 2011년 이 연구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된 후에도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올해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위험 중 백신 기피 현상을 면역 결핍보다 더 해로운 8번째 위협으로 선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 바이러스 유전형 확인 결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각각 다른 경로로 해외에서 유입됐다고 결론 냈다.

질병관리보부 관계자는 “홍역 바이러스의 유전형을 확인해 어디서 전파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면서 “대구와 경기지역의 홍역 바이러스는 각각 다른 유전형으로 두 지역의 홍역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각각 다른 경로로 해외에서 유입됐다는 추정이다.

산발적으로 발생한 3명 역시 각각 베트남, 태국, 필리핀 여행 후 홍역 증상이 발생해 해외 유입사례로 판단됐다.

대구, 경북 경산시, 경기도 안산시는 홍역 유행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므로 해당 지역 거주자는 예방접종과 개인위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홍역은 1회 접종만으로 93%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

홍역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접종을 한 후 만 4~6세에 2차 접종을 하게 돼 있다.

그러나 홍역 유행지역의 경우 표준접종 일정 전인 만 6~11개월 영유아는 면역을 빠르게 얻기 위한 가속 접종이 권고된다.

1차 접종을 완료한 생후 16개월~만4세 미만 유아도 2차 표준접종일정 전에 2차 접종을 앞당겨야 한다. 대신 1·2차 접종의 최소 간격은 4주를 준수해야 한다.

홍역은 발열과 함께 얼굴에서 몸통으로 퍼지는 발진이 특징이다. 이미 한번 걸린 후 회복된 사람은 평생 면역을 얻게 돼 다시 걸리지 않는다.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 10일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홍역은 기온이 오르는 늦겨울부터 초봄에 잘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 증상이 고열과 기침, 콧물, 눈 충혈, 눈꼽과 같이 감기 증상과 비슷해 홍역인지 모르고 단체생활을 하다 타인에게 전염시키는 경우도 흔하다.

영양 상태가 나쁘거나 면역성이 약하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기관지염, 모세기관지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 등으로 호흡기 비말과 공기로 전파되지만 MMR 백신을 2회 접종해 예방이 가능하다. 충청의약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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