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실은 화물차 70대는 나흘간 떠돌다 군산으로 이동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 속보=지정폐기물 1500t을 주방 자재 등으로 위장해 음성의 한 공장 창고에 버리려다 적발된 화주를 음성군과 한강유역환경청이 고발 조치했다. 24일자 3면

음성군과 한강유역환경청은 24일 화물차 기사들에게 폐기물 처리를 요청한 화주를 찾아내 경위를 조사한 뒤 경찰에 폐기물 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창고에 버리려고 했던 폐기물 전량을 환경부가 지정한 군산 지정 폐기물 공공처리 사업소로 이송, 처분했다. 한때 운송비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음성 오선산업단지 부근에 차를 세워뒀던 화물차 운전자들은 화주가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이날 오후 군산으로 이동했다.

지난 21일 밤 화물차 70대가 인천 남동공단과 가좌동에서 플라스틱 박스 등에 담아 주방용 자재 등으로 위장한 폐기물 1500t을 음성 오선산업단지 인근 공장 창고에 버리려다가 주민들에게 적발됐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지난 19일 인천에서 음성까지 일반 화물을 운송해달라는 주문을 휴대전화 앱을 통해 받아 계약을 체결하고 이곳까지 온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차 20대는 수십t의 폐기물을 창고에 하역했으나 나머지 50대는 주민들이 저지하자 강원도 원주로 이동했다. 빈 창고에 폐기물을 내리던 중 제보를 받은 이 지역 주민들과 민주노총 원주지부, 화물연대의 저지를 받았다.

결국 화물차들은 폐기물을 실은 채 음성으로 되돌아와 감곡IC 앞 국도변에 정차했다.

운송비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화물차 운전자들은 24일 오후까지 감곡IC 부근에서 줄지어 서있었다. 이들이 받아야할 운반비만 화물차 한 대당 약 15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주가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하자 폐기물을 군산으로 이송했다. 운송비·대기료 일부는 군산 도착 즉시 지불받기로 하고, 나머지 5일 동안 발생한 비용은 3월 중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군 관계자는 "폐기물 소유주를 찾아내 고발했으며 창고에 버리려던 폐기물은 모두 군산 폐기물 공공처리 시설로 운송했다"고 말했다. 음성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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