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성주사지 삼층석탑 3기. 맨 오른쪽이 보물 지정예고된 동 삼층석탑이다.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통일신라 말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령 성주사지 동(東) 삼층석탑’이 보물로 지정된다.

2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적 307호 ‘보령 성주사지’에 있는 충남유형문화재 26호 동 삼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성주사는 신라 후기 승려인 낭혜화상(무염)이 847에 건립해 약 1000년간 명맥을 이어오다 조선 시대 말기에 폐사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성주사지에는 국보 8호 ‘보령 성주사지 낭혜화상탑비’ 외에 석탑 4기가 있다. 금당 앞쪽에는 보물 19호 ‘보령 성주사지 오층석탑’이, 뒤쪽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동 삼층석탑을 비롯해 보물 20호 ‘보령 성주사지 중앙 삼층석탑’과 보물 47호 ‘보령 성주사지 서(西) 삼층석탑’이 있다.

금당 후면에 석탑 3기가 나란히 배치된 구조는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보통 하나의 탑과 하나의 금당을 나란히 배치한 ‘1탑 1금당’, 여기에 2개의 금당을 더 세운 ‘1탑 3금당’, ‘쌍탑식 가람배치’가 대부분이기 때문.

이에 대해 학계는 1탑 1금당 형식으로 금당 앞쪽에 먼저 오층석탑을 세웠고, 나중에 석탑 3기를 뒤쪽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흥미로운 점은 동 삼층석탑은 중앙 삼층석탑, 서 삼층석탑과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장인이 제작했다고 추정되고, 다른 두 탑에 뒤지지 않는 예술성과 조형미를 갖췄음에도 홀로 보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층석탑·중앙 삼층석탑·서 삼층석탑은 1963년 일제히 보물로 지정됐지만 동 삼층석탐은 1973년에야 충남유형문화재가 됐다.

이층 기단 위에 3개 층을 올린 동 삼층석탑은 높이가 4.1m이다. 기단 상부에는 별도의 돌로 만든 받침석이 있고, 1층 탑신에는 문고리와 자물쇠를 표현한 문짝 문양이 새겨져 있는 등 때 전형적인 통일신라 후기 석탑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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