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요즘 날씨가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다.

충북지역은 새해 들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계획했던 겨울 행사가 속속 취소되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청주지역 평균기온이 1.8도로 과거 30년 평균 영하 3.5도에 비해 5.3도가 높다.

이 때문에 매년 겨울축제와 썰매장 등을 운영하며 재미를 봤던 주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청호변에 자리한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은 중부권 최대 빙어낚시터로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낚시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덕분에 주민들은 낚시도구와 음식 등을 팔아 겨울 수입을 올렸다.

이 마을은 2014년까지만 해도 꽁꽁 언 호수에서 ‘겨울문화축제’를 열어 한해 1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대청호가 얼어붙지 않아 행사를 접었다. 대청호에 얼음이 얼지 않은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시군마다 지역 하천 등에 마련했던 야외 스케이트장과 썰매장도 찾아보기 힘들다.

진천군은 올해 백곡천 썰매장 운영을 포기했다. 지난 14일부터 백곡천 진천대교 밑에 3000㎡ 규모의 썰매장을 운영하려 했으나 하천이 얼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

겨울철마다 관광객을 끌어 모았던 국내 최대 규모의 영동 인공빙벽장도 사라졌다. 온난화와 가축전염병 등에 발목 잡혀 5년간 대회를 열지 못하면서 예산낭비행사 지적에 따른 것이다.

충북도와 영동군은 지난 달 매년 1월 영동 빙벽장에서 열던 충북도지사배 국제빙벽대회를 폐지하고 빙벽장도 조성하지 않기로 했다.

겨울철 스키장들도 방문객이 줄어 울상이며 스키·보드를 즐기기보다 캠핑·낚시 등의 야외활동을 떠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의 상수도도 예년 같으면 동파사고 접수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포근해진 날씨로 미미하다.

이 같은 현상들은 모두 가속적인 지구온난화의 결과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든 지 오래다. 재난수준의 미세먼지도 지구온난화 탓이 크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대기의 흐름이 원활하면 바람에 흩어진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상공의 강한 제트기류의 흐름이 끊기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를 높여 피해를 키운 것이다.

지난여름 111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폭염이 나타난 것도 온난화에 따른 제트기류의 변동 때문이라고 한다. 온난화를 포함한 기후변화는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이를 대비할 지혜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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