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한국인의 힘은 밥(쌀)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여태껏 우린 ‘밥=쌀’이고 ‘쌀=밥’이란 당연한 생각으로 살아왔지만 다양해진 먹거리와 변화된 식습관, 1인가족 및 간편식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꾸준히 줄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28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으로 1년 전(61.8㎏)보다 0.8㎏ 줄었다.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가 줄어든 것은 1980년(132.7㎏)부터 27년간 감소세가 이어졌다. 쌀을 주로 소비하는 일본·대만과 비교해보면 1970년 기준 한국(136.4㎏)과 대만 (134.5㎏)의 소비량이 비슷했고 일본(95.1㎏)은 이보다 적었다. 2000년 들어서는 한국(93.6㎏)보다 대만(54.2㎏)의 쌀 소비가 급격히 줄었고, 2000년부터 일본(61.8㎏)은 한국의 현재 쌀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6년 기준 대만과 일본의 1인당 쌀 소비량은 각각 44.4㎏, 54.4㎏을 기록했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쌀 소비 국가들의 소비량 감소세 요인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이겠지만 그 중 하나는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무조건 지방을 적게 먹는 것보다 탄수화물을 줄여야 효과가 좋다고 알려지면서 쌀도 덩달아 멀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생명체의 필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결코 다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쌀과 같은 ‘좋은 탄수화물’을 적당량 먹으면 혈당을 천천히 올려 운동의 에너지원이 되면서 운동할 의지도 만들어지고 근육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반면 국수, 과자, 빵 등 ‘나쁜 탄수화물’이야말로 혈당을 급격히 올려 빨리 허기지게 만들고 탄수화물 맛에 중독되게 한다.

이젠 건강을 위해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 잡고, 쌀 소비를 늘려 농민이 미소 짓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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