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 기법 적용해 중증도 구분…웨어러블 기기 가능성

ETRI 연구진이 개발한 피부 전도도 복합 모듈 센서. 측정 결과가 스마트폰에 나타나고 있다.

(동양일보 김홍균 기자) 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환자 상태와 중증 정도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피부 전도도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연구는 ‘우울증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의 반응이 무뎌진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우울증 환자의 미세한 땀 변화를 측정해 수치화하면 현재 상태를 살필 수 있다는 뜻이다.

ETRI 소프트웨어(SW) 콘텐츠연구소 바이오·의료 정보통신(IT)연구본부 김아영 연구원을 포함한 연구진은 땀 분비를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피부 전도도 센서를 만들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팀과 협력해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이를 통해 피부 전도도 신호로 우울장애 감별 진단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고,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관련 논문을 실었다.

나아가 우울장애 환자 상태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추적하는 기계학습 기반 자동 진단 모델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기술 보완을 위해 환자 진단과 심리검사 내용, 혈액, 심장박동, 호흡, 혈압, 뇌파 등 생체신호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로 36.5㎜·세로 33㎜ 크기의 복합 모듈 센서를 제조했다.

측정 결과는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손목에 찰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센서를 적용할 계획이다.

보호자가 환자 상태를 일찍 파악해 혹시나 모를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연구 완성도를 높이면 우울증 말고도 공황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 등 각종 정신질환 징후 예측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ETRI 김승환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은 “생체신호로 정신질환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게 연구 목표”라며 “궁극적으로는 조기에 징후 예측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제 특허 3건과 국내 특허 18건을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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