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충북본부 부장

 

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충북본부 부장>

(동양일보) 다사다난 했던 2018년이 지나가고, 보기만 해도 복이 굴러 올 것 같은 기해년 황금돼지해도 벌써 며칠이 흘렀다. 교통안전을 업으로 삼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무술년이 유독 아쉬웠던 건 충북의 2018년 교통사고 발생현황이라 할 것이다. 작년 충북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7년 227명에 비해 6명 준 221명으로 전년대비 사망자 수가 증가한 울산, 제주, 인천지역을 제외하면 지자체 중 교통사고 감소율 하위권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금이나마 줄었다는 걸 위안 삼는다 해도 왜 우리 충북은 교통사고 사망자가 크게 줄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은 교통안전이라는 업무를 시행하는 지자체와 경찰, 교통유관기관과 단체, 언론사 등 교통관련 종사들의 화두로 남는다.

옛 성인들의 말씀에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지금!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이 높은 지자체와 우리 충북의 차이는 무엇이며 또 배울 점은 무엇인가’하는 고심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고 비아냥거릴지는 몰라도 아픈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꼭 되짚어 봐야 할 과제임은 틀림없을 것 같다.

일례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이 높은 지자체 즉 사망자가 감소한 지역은 ‘안전속도 5030’이라는 도심부 속도하향정책을 펼친 것을 알 수 있다. 안전속도 5030은 보조간선도로나 왕복 2차로 이상의 도시부도로는 제한속도 50km/h 이하로, 생활도로나 어린이 보호구역 등 특별보호구역은 30km/h로 낮추어 도시부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71.9%, 교통사고 사망자의 48.6%를 낮추자는 정책이다.

속도를 낮추면 정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반론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전국적으로 한국교통안전공단 지역본부에서 작년에 시행한 주행실증조사결과를 보면 동일구간을 동일시간대에 시속 50km와 시속 60km를 주행한 결과 30~50여분정도 주행거리에 도착시간 기준 1~2분 정도의 미세한 차이만 보여 도시부 속도하행정책이 차량정체의 주범은 아니라 해도 무리 없어 보인다.

또 다른 눈에 띠는 정책으로는 간이분리대, 횡단보도 투광기 설치 등 안전시설 투자로 보인다. 지자체 중 1000명당 교통안전시설에 2억 680만원을 투자한 강원도의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이 전년대비 16% 감소한 것만 보더라도 교통인프라 투자는 꼭 필요한 교통안전대책 중의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하는 것으로 경찰의 강력한 단속을 말하곤 한다. 물론 단속은 가장 빠르고 가장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 오는 행위임은 부인 할 수 없지만 실은 우리들 모두의 성숙한 기초교통법규 준수와 교통안전문화 정착이라는 사회적 관습이 더 오랫동안 우리를 교통사고로부터 지켜주는 안전망임을 인지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반드시 등장하는 안전불감증과 인적요인에 의한 결함이란 단어가 매스컴을 점령하지만 어느 순간 망각이라는 잘못된 오류로 인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는 현실을 너무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내 자신이 밉고 원망스럽기도 하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처럼 2018년 교통사고는 이제 잊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안전한 기해년을 보내고 싶은 건 나 혼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올 한해에는 충북 교통사고 사망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아 “충북이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자체”라는 가짜뉴스가 진짜뉴스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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