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AI항원 검출·충주 구제역 의심축 신고

이시종 충북지사가 31일 오후 도청 구제역상황실에서 직원들과 방역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민족 고유의 명절 설 연휴를 앞두고 충북도내 가축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미호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됐다.

31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청주시 흥덕구 신촌동 미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AI 항원의 고병원성 여부는 다음 주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해당지역 반경 10㎞를 '예찰 지역'으로 설정해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 지역에는 74개 농가가 닭 37만4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도가 이들 농가에 대한 임상 예찰을 한 결과, 현재까지 이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는 정밀검사에서 AI 항원이 저병원성으로 확인되면 이동제한을 해제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AI 항원이 검출된 지역 주변의 가금류 농가에서는 현재까지 별다른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에 미호천의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것은 세 번째다. 그동안은 모두 저병원성으로 판정됐다.

올 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했던 경기도 안성에 이어 충북 충주에서도 의심축 신고가 접수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도는 이날 충주시 주덕읍 당우리 한우농장(사육규모 11마리)에서 사육중인 소 1마리가 침흘림, 수포 등 구제역 의심축이 신고됐다고 밝혔다.

지난 28일과 29일 안성시의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첫 의심 사례다. 이번 신고가 구제역으로 확진될 경우 경기 안성 이외 지역으로 첫 확산이기도 하다.

해당 농가의 현장 간이키트검사에서 앞서 1·2차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같은 O형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이 농장에 긴급 살처분 지시를 했다. 이 농장 반경 500m 안에 있는 2개 농장의 소 38마리를 예방적 살처분을 고려 중이며, 반경 3km(보호지역) 내 140농가(소 116, 돼지 9, 염소 15) 3만6000마리에 대해서는 긴급 전화예찰에 들어갔다.

구제역이 발생한 안성 축산농가와 관련 있는 충북의 역학농가는 1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도는 이날 지난 29일 두 번째 구제역이 발생한 안성시 양성면 한우농가에 사료를 공급한 차량이 앞서 방문한 도내 4개 시·군 7개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추가로 내렸다.

사료차량방문농가는 음성 3곳(1월 19일, 23일, 28일), 진천 2곳(각 1월 26일), 청주 1곳(1월 23일), 영동 1곳(1월 26일)이다. 충주 농가와 역학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동제한 기간은 농장별로 방문일 이후 14일이다. 이 기간 구제역 의심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지난 19일 사료차량이 방문한 음성 축산농가의 이동제한 해제일은 오는 3일이지만 가장 늦은 지난 28일 방문 농가의 해제일은 오는 13일이다.

앞서 지난 28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안성시 금광면의 젖소농가와 관련 있는 보은지역 축산농가 1곳의 이동제한은 의심증상이 없을 경우 오는 8일 풀린다.

도는 진천·음성지역의 소·돼지 23만5000마리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을 마쳤고, 나머지 9개 시·군 53만9000마리에 대해서도 접종을 하고 있다. 지영수·충주 윤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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