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세계대백과사전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
이상설 선생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민족의식이 고취되고 있는 가운데 진천 출신의 독립운동가 이상설(1870~1917) 선생의 호를 두고 혼란을 빚고 있다.

지금까지 이상설 선생의 호를 ‘보재’로 읽어 왔지만 한문 표기 溥齋는 ‘부재’로 읽혀야 맞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국가보훈처는 2005년 ‘12월 독립운동가’ 선정 자료를 배포하며 호를 ‘부재’로 썼다. 1974년 신기철·용철 형제가 펴낸 ‘새 우리말 큰사전’과 1996년 나온 동아세계대백과사전(동아 출판사), 1999년 나온 충북백과사전(동양일보) 등에서도 이상설 선생의 호를 ‘부재’로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옥편에서는 溥를 넓을·펼칠 ‘부’로 읽는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의 호는 ‘보재’가 아닌 ‘부재’로 표기해야 맞다는 주장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도 1999년 초판 인쇄 당시 이상설 선생의 호를 ‘부재’로 썼다. 하지만 2011년 11월 국가보훈처 자료에 따라 ‘보재’로 수정했다.

국립국어연구원 국어상담실에 문의해본 결과 국립국어원에서 한자 훈까지 관할하지는 않고, 독립운동가 인명 같은 경우는 국가보훈처 자료를 따르기 때문에 ‘보재’로 수정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부(溥)’자를 ‘보(溥)’자로도 읽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모두가 추측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부재’와 ‘보재’를 혼용하는 경우도 있어 이제라도 철저한 연구를 통해 적확한 표현을 찾아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향토사학자는 “학자들과 연구자들은 이상설 선생의 호를 계속 ‘보재’로 불러왔고,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며 “게다가 대부분의 사전에서는 溥를 ‘부’로 해석하지만, 이가원 교수의 ‘한한대사전’의 경우 ‘보’와 ‘부’를 함께 풀이해서 한자로 된 기록들을 한글로 옮길 때 이 사전을 참고하며 ‘보’자로 읽힌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2005년 당시에 어떤 경위로 그런 자료가 배포됐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아마 음차의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 일부 한자사전 등에는 ‘부’와 ‘보’가 함께 표기돼 있지만 대부분은 ‘부’로만 표기돼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이상설 선생의 호를 ‘보재’와 ‘부재’를 혼용하거나 그 중 어느 하나로 확정지어 문헌상의 표기를 통일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상설 선생은 1907년 고종의 밀지를 받고 특사로서 헤이그에 파견되고, 국권침탈의 부당성을 통박하는 성명서를 각국에 발송하는 등 독립운동을 벌였다. 또 권업회를 조직해 계몽운동을 전개하다 1916년 중병에 걸려 48세를 일기로 순국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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