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진식 기자) 물질문명이 빛의 속도로 빠르게 다가올수록 개인주의적 풍토만 만연한 체 공동체를 지탱하는 미풍양속은 사라져 가고 있다.

얼마 전 민족 고유의 최대 명절인 설이 지나갔다. 하지만, 민족최대 명절의 옛 문화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사라져 가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5년후의 명절은 우리 앞에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묵은해의 모든 일을 잊어버리고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된다는 의미의 설은 그해의 새로운 계획과 다짐으로 새 출발을 하는 첫 날이다.

중국의 역사서인 ‘수서’에는 신라인들이 새해 아침에 서로 예를 차려 축하하고, 왕이 잔치를 베풀며 예를 지냈다. 삼국사기에는 백제 고이왕이 정월에 조상의 제사를 올렸다고 각각 기록하고 있다. 고려시대에는 설, 정월보름, 삼짇날, 팔관회, 한식, 단오, 추석, 중구, 동지를 9대 명절로 삼았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야 설, 한식, 단오, 추석이 4대 명절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설은 연수(年首)·세수(歲首)·원단(元旦)이라고 하고, ‘삼가다’는 뜻의 ‘신’자를 써서 신일(愼日)이라고 하는데 모두 새해 첫날을 뜻하는 한자어다.

이렇듯 수 천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설은 많은 변화속에서도 새해 아침에 조상의 차례가 끝나면 집안의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다녀와 마을의 웃어른들을 찾아 새해의 복을 빌고 덕담을 나누는 고유의 미풍양속이며 문화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혼술,혼밥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해외로 나가려는 인파로 공항은 북세통을 이루고 있다. 아무리 4차 산업이라는 변화의 물결속에 살고 있지만 온고지신이라는 사자성어가 말하듯 아름다운 우리의 미풍양속이 길이길이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는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자존심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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