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유화 기자) 마을의 안녕과 태평을 기원하는 전통 세시 민속행사가 부여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지난 6일 부여 내산면 주암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20호)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은행나무 행단제가 열렸다. 녹간마을 은행나무 보존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단제에는 박정현 부여군수를 비롯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 했다.

수령 1500여년으로 추정되는 주암리 은행나무는 백제 성왕 16년(538년)에 사비로 도읍을 옮길 당시 좌평 맹씨(孟氏)가 심었다고 전해지며 마을사람들로부터 영목(靈木)으로 추앙하고 있다. 행단제는 전염병이 많던 시절, 은행나무 덕분에 마을의 화를 당하지 않았다고 믿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7일 새벽엔 외산면 장항리에서 마을의 평안과 복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치러졌고 오전 10시에는 규암면 규암리 자온대에서 마을의 기복과 풍년을 염원하는 자온 당산제가 열렸다.

이날 오후에는 2004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세도 가회리장군제가 열렸다. 장군제는 마을 공동체의 안녕과 태평을 기리는 마을의식이자 집단놀로 마을의 무병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온 연례행사다.

세도면 가회리장군제의 기원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을에 만연하던 호열자(장티푸스)를 물리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축귀대장군’이라 명명된 짚 장군을 만들어 제단에 올리고 제를 지내자 마을에 역병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이밖에도 외산면 만수리 산신제, 은산면 금공리 산신제 등 세시풍속 행사들이 펼쳐져 마을 마다 한해 안녕과 복을 기원했다. 부여 박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