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신고는 없었지만 문의전화 등 쇄도
동남권 원전시설 등 영향 없어…정상운영
2016년부터 7번…“최근 잦아진 것 아냐”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10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휴일 낮 발생한 지진에 인근 지역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 53분 38초에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북위 36.16도, 동경 129.90도)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육지에서 50여㎞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고, 지진 발생 깊이는 21㎞로 추정됐다.

이날 오후 2시 12분께는 규모 2.5 여진도 한 차례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경북과 울산지역에서는 최대진도Ⅲ(3), 강원과 경남, 대구, 부산에서는 진도Ⅱ(2)의 진동이 관측됐다. 진도Ⅲ에서는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이 현저하게 진동을 느끼고 정차된 차량도 약간 흔들린다. 진도Ⅱ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다.

실제 포항 시민 상당수가 3~4초가량 지진을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붕괴 등 직접적인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으나 소방본부 등에는 전화가 빗발쳤다. 특히 2017년 역대 두 번째 규모인 5.4 지진 피해를 겪은 이재민들의 두려움이 컸다. 당시 지진으로 2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현재까지도 40여명의 이재민들이 터를 잡지 못해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모여 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지진으로 포항 영일대 앞바다 파도가 높아졌다가 1시간이 지나서야 가라앉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는 정상 가동하고 있다.

포항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2월 11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 이후 정확히 1년 만이다.

특히 포항 등 경북지역에서 강진이 집중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국내 규모 4.0이상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경주를 기점으로 경주·포항에서만 7차례 발생했다. 2016년 경주에서 3차례, 2017년 이후 이날을 포함해 포항과 인근 해역에서 4차례 일어났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2017년 포항 지진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추가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우남철 지진전문분석관은 “우리나라 지질 구조상 가장 큰 단층대인 ‘양산단층대’가 영남 쪽에 분포한다”며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고,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쌓이면 큰 지진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이후 이 지역에 규모 4.0 이상 지진이 집중된 점에 대해서는 “더 연구해봐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사람이 1년 단위의 시기를 나누기는 하나 땅속 움직임은 그와 상관없이 굉장히 천천히 움직이기에 그 체계로 보면 ‘최근 자주’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기상청은 규모가 작지 않은 지진이 다시 발생한 만큼 감시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 분석관은 “지진이라는 것은 예측할 수 없다”며 “당장 규모 2.5 여진이 난 것처럼 4.0 정도 규모의 지진이면 여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해 면밀하게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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