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학 학생 진급·대학진학 가능해져…학생회 "당연한 처분"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졸업을 불과 나흘 앞두고 '날벼락 같은' 퇴학처분을 받았던 대전 예지중고 만학도 27명 전원이 학교 측의 학생선도처분 번복으로 학년 진급과 졸업자격을 취득하고 대학진학도 할 수 있게 됐다.

10일 대전 예지중고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달 29일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던 고3 만학도를 포함한 27명에게 무더기로 내렸던 퇴학처분을 지난 8일 철회했다.

학생들은 젊은 시절 정규교육 과정을 놓쳐 늦깎이 학업에 뛰어든 사람들로, 연령대는 40대에서 최고 80대까지 다양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6월 대법원 최종 판결로 잃었던 권한을 되찾은 재단이사회가 지난달 7일 임시이사 체제에서 들어온 학교장과 기간제 교사, 정규직 교사 등 20명을 직위해제 및 계약 해지한 것에 반발, 시교육청에서 무기한 농성을 했다.

시교육청은 같은 달 28일 학생들이 요구한 신입생모집 중지 및 보조금 지원 중단을 통보했고, 학교 측은 이튿날인 29일 학생 27명을 무더기 퇴학 처분해 보복 논란을 빚었다.

학교 측은 학칙을 근거로 집회참여와 수업료 미납 등을 퇴학 사유로 들었다.

퇴학 학생들은 변호사를 선임,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절차에 들어갔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번 처분 철회는 명분 없는 무리한 퇴학으로 악화한 여론과 시교육청의 적극적인 지도에 떠밀려 부득이하게 한 모양새이긴 하나 당연하다"며 "하지만 그동안 만학도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와 상실감은 누가 달래 주고, 특히 가족과 지인들의 축하 속에 졸업식(지난 2일)을 하는 영광을 누릴 기회를 앗아간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예지재단은 직위 해제한 교사 19명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를 모두 마친 상태이다.

만학도를 위한 충청권 유일의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인 예지 중고는 학내 문제로 수년째 극심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8일까지 예지재단과 학교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다. 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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