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옥천향수길야생화연구회원들이 경남 남해군 삼동면의 원예예술촌에서 탐방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도둑놈의 갈고리, 미치광이 풀, 쥐오줌 풀, 깽깽이, 마취목…”

충북 옥천읍 서정리의 한 야생화 비닐하우스 안에 모인 옥천향수길야생화연구회(회장 이미숙·64·옥천군 군서면) 회원들은 우스꽝스러운 야생화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다.

이 동호회는 2012년 초대 강영경 회장에 의해 옥천군농업기술센터 소속 품목별연구회 중 하나로 탄생했다. 초기 18명의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한때 52명까지 늘어났다가 현재는 정예 멤버 24명이 야생화 종자보존과 확산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연령층은 30대에서 70대까지 두텁다. 부부와 모녀 등 가족으로 구성된 회원도 눈에 띈다.

단순히 꽃이 좋아서라기보다 수수하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야생화의 가치와 매력에 푹 빠져 나이와 가족 관계도 초월했다. 모두가 옥천에 살고 있다.

이들은 야생화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재배기술을 익히고 있다. 새로운 소득원으로 야생화를 상품화하기 위해서다. 직전 회장을 역임한 안성이 씨는 몇 해 전 옥천읍 서정리 기찻길 옆에 야생화 판매 농원 2동을 마련했다.

이들은 또 2013년부터 야생화 전시회도 열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와 옥천군의 대표 축제인 묘목축제, 지용제, 포도·복숭아 축제장을 찾아 100여종의 야생화를 선보이며 재배법 등을 방문객들에게 설명해 준다.

축제장에서 야생화 판매를 통해 얻은 50만~60만원의 수익금은 매번 옥천군장학회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이들의 손을 거친 야생화들은 옥천지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수년전 이원면 장찬리 마을 입구 약 3㎞에 10만여 그루의 야생화를 심은데 이어 2017년에는 옥천읍 충북산업과학고~구읍삼거리 구간 300여㎡를 600여 그루의 야생화로 꾸몄다. 지난해 5월에도 지용제를 앞두고 구읍 정지용생가 안팎을 목단·수국·앵초·무스카리 등 10여종의 야생화 300그루로 단장했다.

이들은 오는 5월 야생화 자생지 연구와 소득 작목 개발을 위해 야생화 보존지역인 강원도 인제 곰배령으로 탐방을 떠날 계획이다.

이미숙 회장은 “이끼 낀 돌 틈새에 어느새 피어난 작은 야생화를 보고 있노라면 무한한 생명력을 느낀다”며 “앞으로 야생화의 대중적 보급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옥천 이종억 기자

 

이미숙 회장
이미숙 회장

 

회원 명단
△이미숙(회장) △나혜경 △김상훈 △박철순 △전은경 △남란현 △최승희 △이정숙 △임덕재 △곽경림 △김영남 △남연경 △노승신 △박윤주 △박점순 △백기순 △백승옥 △안성이 △육희숙 △이상무 △이효자 △조현구 △최길자 △최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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