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숙 충북어린이집연합회장

임진숙 충북어린이집연합회장

(동양일보) 고향으로 향하는 길은 어른이 된 지금도 늘 가슴이 설렌다. 특히, 이번 설은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 예타면제 축하 현수막들이 가는 길목마다 먼저 환영을 해주었다. 시야 가득 푸르른 하늘을 오랜만에 본 것처럼 충북인 으로서의 자긍심을 넘어 내가 이루어 낸 일이나 되는 것인 양 가슴 한켠이 일렁거리기 까지 했다.

그간 충북이 경부축 중심의 개발정책으로 인해 소외받아 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흔히 ‘살만해’ 라고 이야기 하는 곳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곳엔 일자리와 먹거리, 볼거리가 늘 함께 한다. 주민들은 스스로가 부지런하기만 하면 소위 가성비 최고인 공연, 전시들을 찾아다니며 심심할 새가 없다. 도시와 주민은 하나가 되어 재탄생의 역사를 나날이 새로이 쓰며, 일신우일신이 딱 어울리는 생활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달 29일 발표한 예타면제 대상에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포함된 것은 지역의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충북이 예타 면제 최대의 수혜자가 되었다는 소식은 우리나라가 2002 월드컵경기에서 4강전에 진출한 것만큼이나 가슴 벅찬 일임에 분명하다.

목포와 오송, 강릉을 연결하는 강호선 고촉철도망 구축은 강원과 호남, 충청 도민의 간절한 염원이었다.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예타면제는 강호축의 큰 꿈과 우리 충북의 백년 먹거리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주었다. 더욱이 가까운 미래에 유라시아대륙을 연결하는 국가물류균형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충북으로서는 경이로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기본계획 수립을 거쳐 착공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2011년부터 무려 8년 만에 얻어낸 충북 발전을 위한 값진 선물이니 만큼, 긴 여정 속에서 163만 도민이 하나가 되어 때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힘을 보태야 하는 순간도 찾아 올 것이다.

쉬워 보이는 일도 막상 해보면 어렵고 어려워 보이는 일도 일단 시작해 놓으면 이루어지는 법이다. 또 살다보면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머뭇거리다가 어느새 목표와 멀어지는 쓰라린 경험을 누구나 한 번 쯤은 해 봤을 것이다. 어렵게 얻은 충북 발전의 호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앞으로의 사업 추이에 대해 더 예의주시 해야만 한다.

이는 정책을 집행하는 공무원만의 책무는 아니다. 충북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민․관이 한 목소리로 굽이굽이 마다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큰 산을 넘은 지금이 스스로에 대한 겸손함과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강인함이 동시에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어느덧 입춘도 지나고 봄이 코앞에 와 있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2월이다. 어린이집에서도 아이들 졸업과 입학준비로 가장 바쁜 시기이다. 이른 봄들에 핀 꽃을 보고 겨울이 지나갔음을 알듯이 새로운 일상과 마주하다 보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 아이들도 쑥쑥 자란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만난 민들레 홀씨 하나, 흙 한줌, 모두 자연이 준 선물이기에 잘 가꾸어서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 이와 더불어 충북미래 100년을 이끌 충북선 고속화라는 절호의 기회를 잘 살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기회와 도전의 땅, 충북에서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었으면 한다.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고, 바람이 세지 않으면 큰 날개를 띄우지 못 한다”는 중국 고대 사상가 장자의 말처럼 어렵게 일궈낸 충북선 철도 예타 면제의 쾌거가 충북발전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마중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