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지난해 5억3000만원 들여 볏짚 바람막이 설치...다음 달 철거 예정

청주시가 설치한 띠녹지 바람막이가 시민에 의해 훼손돼 있다. 사진 박장미 기자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청주시가 겨울철 띠녹지 조경수 보호를 위해 설치한 바람막이가 올 겨울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본보 2018년 10월 18일자 3면)

당초 예산낭비 지적이 있었던 이 사업을 폐지하고 띠녹지 수목을 보호하기 위한 항구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해 겨울철에 대비해 지역 내 주요노선의 띠녹지 수목을 보호하기 위한 월동보호책에 나섰다.

사업비 5억3000만 원을 들여 직지대로 외 67개 노선 띠녹지(총길이 87km)에 동절기 제설작업으로 인한 염화칼슘으로부터 녹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바람막이를 설치했다.

오는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띠녹지에 볏짚을 이용한 바람막이를 설치해 겨울철 동해와 수목의 생육에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염화칼슘 등 제설제로부터 수목을 보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마다 설치와 철거가 반복되는 이 사업을 놓고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가림막 등 항구적인 시설을 설치해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주민들이 이곳을 통과하면서 빠대는 바람에 고사하거나 훼손된 조경수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청주시 관내 상업지역에 설치된 띠녹지 대부분은 무단 통과하는 주민들로 인해 훼손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사업비 1800만 원을 들여 이 사업을 첫 시작한 시는 2014년 통합 이후 지난 4년 간 20여억 원의 사업비를 동계 띠녹지 조경수 보호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5년부터 3년간 평균 제설 자재 사용량을 근거로 염화칼슘 1260t과 소금 7310t을 확보하고 모래주머니 4만7000포를 322개 지점에 비치한 시는 올 겨울 눈이 전혀 내리지 않자 야적장에 그대로 쌓아 놓고 있다.

그나마 사용하지 못한 염화칼슘 등 제설제는 다음 겨울철에 재활용할 수 있어 일회성 띠녹지 바람막이와는 상황이 다르다.

시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사업 시행 여부를 예단할 순 없다"며 "다만 문제점 등을 보완해 예산낭비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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