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9.6% 검거에도 매년 200건 이상 발생
‘음주운전’·‘처벌 두려움’ 때문에 뺑소니 결심
충돌 없이 그냥 가는 ‘비접촉 뺑소니’도 문제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아무도 안 봤을 거 같아서’ 또는 ‘무서워서’ 내리는 잘못된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충북에서만 200건이 넘는 뺑소니 사고가 발생하고, 피해자도 줄지 않는다. 경찰은 뺑소니 사고 검거율이 100% 가깝고, 중대 범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충북지역 뺑소니 사고는 2016년 279건에서 2017년 213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27건으로 14건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매년 1만건 가까운 뺑소니 사고가 발생한다. 다만 경찰청 사고조사통계를 보면 2011년 1만2409건에서 2013년 9604건, 2016년 8326건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사망자수도 2000년 664명을 기점으로 2008년 297명, 2014년 207명, 2016년 151명 등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다.

뺑소니는 뇌물죄, 마약 등과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에 포함되는 항목이다. 그럼에도 잘못된 선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경찰대의 ‘뺑소니 사고에 미치는 심리적 요인 연구’ 논문을 보면 뺑소니범은 자신에게 불리한 무언가가 존재할 때 도주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은닉 심리’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또는 기타 범죄가 대표적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뺑소니범 중에는 심지어 마약류 사범이나 범죄 수배자도 존재한다.

충북경찰에 지난해 검거된 뺑소니사범 중 20.7%(47명)이 ‘음주운전 발각이 두려워서’ 사고를 낸 뒤 달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8.8%(20명), ‘사고 발생 공포심’이 6.6%(15명)로 뒤를 이었다.

실제 지난달 충주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냈다가 구속된 이모(47)씨의 경우 사고 후 피해자가 쓰러진 것을 확인하고도 20년간 무면허 운전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워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뺑소니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로 26.9%(61건), 가장 적게 발생한 시간대는 정오부터 오후 4시로 7%(16건)이었다.

그러나 완전범죄는 거의 없다.

2006년 74.5%던 전국 뺑소니 검거율은 2010년대 93.1%까지 증가했고, 2016년에는 98.6%까지 올랐다. 충북의 경우 최근 3년간 뺑소니 사범 검거율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에서 발생한 227건의 뺑소니 사고 중 1건을 제외한 226건이 검거(검거율 99.6%)됐고, 2017년에는 213건의 뺑소니 사범 모두가 검거됐다.

이는 과학적 수사기법의 발전과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등 영상장비 보급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비접촉 뺑소니 사고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물리적인 접촉은 없었지만 사고 유발 후 현장을 그대로 떠나는 행위다. 비접촉 뺑소니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도 일반 뺑소니와 같이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은 “만일 조금이라도 사고 원인을 제공한 것 같다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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