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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이목지신移木之信에 대하여
동양칼럼/ 이목지신移木之信에 대하여
  • 동양일보
  • 승인 2019.02.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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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희/ 논설위원 / 소설가 / 한국선비정신계승회 회장
강준희 / 논설위원 / 소설가 / 한국선비정신계승회 회장

(동양일보) 저 백가(百家)가 쟁명(爭鳴)하던 춘추전국시대.

중국의 진(秦)나라는 한때 백성 없는 정치를 한 바 있었다.

위정자와 조정이 하도 거짓말을 잘 하고 백성을 잘 속여 백성들은 조정이나 위정자의 말을 콩으로 메주를 쑨 데도 곧이듣지 않고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나라꼴은 말이 아니고 모든 국사는 마비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성이 조정이나 위정자의 말을 믿고 따라야 하는데, 믿고 따르기는커녕 조정과 위정자의 말이라면 불문곡직 고개부터 돌리고 말았으니 나라꼴이 될 리 만무했다.

자, 이쯤 되면 어찌 되는가?

백성 없는 나라가 무슨 소용이며, 백성 잃은 나라가 어찌 존재하는가.

이때 상앙(商鞅)이란 뛰어난 정치가가 비상수단으로 내걸어 성공한 것이 바로 ‘이목지신(移木之信)’이다.

이목지신이란 말 그대로 ‘나무를 옮겨 놓은 것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구국(救國)의 한 정책이었다.

상앙은 커다란 나무 하나를 사람들의 발길이 빈번한 곳에 세워 놓고 이 나무를 어디까지 옮겨다 놓으면 돈 얼마를 주겠다는 방을 써 붙였다.

그러나 백성들은 아무도 그 나무를 옮기려 하질 않았다.

또 무슨 꿍꿍이수작을 부려 백성들을 속일지 모른다 싶어서였다.

그런데 얼마 후 어떤 백성 하나가 ‘에라 모르겠다. 속는 셈치고 한번 옮겨보자’하고 그 나무를 방에 써 붙인 장소에다 에멜무지로 옮겨놓았다.

그랬더니 관원이 지키고 있다가 돈을 주었다.

이상히 생각한 그는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나무를 옮겨다 놓았다.

관원은 그때마다 돈을 주었다.

이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소문은 마침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방으로 퍼져갔다.

백성들은 그제야 너도나도 모여들어 나무를 옮겨놓았다.

관원은 그때마다 어김없이 돈을 주었다.

이렇게 해서 상앙은 실추된 실정을 만회, 백성들은 이런 조정을 믿게 되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상앙의 이목지신’이다.

상앙의 또 다른 행적으로 법지불행(法止不行) 자지정지(自止征之)란 것도 있는데, 이는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윗사람(위정자와 지도자) 스스로가

법을 어기기 때문이지, 백성들이 법을 어겨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앙이 진효공의 절대적인 신임아래 새 법력을 시행하자 법이 너무 까다롭다고 백성들은 불평이 대단했다.

이러던 어느 날 태자가 법을 어겼다.

상앙은 ‘법이 행해지지 않는 것은 윗사람이 먼저 범하기 때문’이라 하고, 태자를 법으로 다스리려다 장차 임금의 위에 오를 사람이라 대신 태자의 태부(태자의 스승) 공자건을 처형했다.

태자를 잘못 가르친 책임을 물어서였다.

이러자 진나라 백성들은 새 법을 따르지 않는 이가 없었고 새 법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뿐만이 아니다.

백성들은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이가 없었고, 산에는 도적이 없었으며, 집은 넉넉하고, 나라를 위한 싸움에는 용맹하고, 사사로이 싸우는 일은 무서워했다.

이리하여 진나라는 마침내 통일천하 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뒷날 진효공이 죽고 태자가 위에 오르자 그는 상앙에 대한 원한으로 상앙을 말 수레로 끌어 찢어 죽이는 ‘거열형(車裂刑)’에 처했다.

그랬지만 진나라는 상앙의 약속과 준법정신으로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다.

자,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정치하는 이들 상앙의 고사를 반면교사로 시금석 삼는 이가 있는가?

국민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당리당략만 생각하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은 위정자들이여!

국민은 지금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져 있다.

우리 정치인에겐 상앙 같은 이는 결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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