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만5000원 대 아로니아, 1000원대 헐값 전락

단양 아로니아 재배농민들이 가격 폭락과 넘쳐나는 재고물량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아로니아 생과 모습.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 단양 아로니아 재배농민들이 가격 폭락과 넘쳐나는 재고물량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아로니아가 불과 2∼3년 전에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지만 지금은 가격 폭락으로 재고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6년 전 ‘왕의 열매’로 불리며 시장에서 1㎏당 3만 5000원을 호가하던 아로니아 가격이 최근 몇 년 새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로니아 공급량이 많이 늘어난 데다 시장에서의 인기가 시들해 지면서 지금은 가격이 1㎏당 1000원도 안 된다는 게 농가 주장이다.

고소득 작목으로 주목받던 아로니아가 지금은 오히려 농가에 골칫거리가 된 셈이다.

아로니아를 작목하는 단양지역 한 농가는 “지난해 생산한 아로니아 열매가 고스란히 창고에서 썩고 있다”면서 “다른 창고에는 아로니아 열매를 곱게 갈아 만든 분말과 과즙 수백개가 덩그러니 남아있다”고 탄식했다.

또 다른 농가는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아로니아 재고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며 “더는 저장할 곳이 없어 그냥 땅바닥에 버린 아로니아도 수두룩하다”고 호소했다.

단양군은 지난 2013년부터 아로니아가 건강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지역 특화작물로 선택, 묘목값과 생산시설 일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렇다 보니 단양 내 아로니아 재배 농가가 큰 폭으로 늘었고 지난해 아로니아를 재배한 농가는 390곳(139㏊)에 이른다.

단양군처럼 아로니아 재배를 장려하는 지자체가 늘면서 전국의 농가 면적은 2014년 548㏊에서 2017년 1831㏊로 늘었다.

재배 농가가 늘면서 국내 아로니아 생산량은 지난 2014년 1198t에서 2017년에는 8779t으로 7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로니아 농축 분말 수입량도 2t에서 520t으로 260배나 증가했다.

농가들은 국내 아로니아 재배면적 증가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부터 분말 형태의 외국산 물량 공급이 시장가격의 폭락을 부추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아로니아협회는 지난달 24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유통 구조 개선을 정책과제로 채택해 아로니아 산업을 살려내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단양 장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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