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이용객 490만명... 11만 공주시민의 발 역할 톡톡

연간 490만명이 이용하는 공주교통의 대합실 벽면이 비닐천막(위)으로 만들어져 시설개선이 시급하다. 난로 하나 없는 곳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지난해 이용객 490만명. 하루 평균 1만3600여 주민의 발 역할을 하는 공주교통 대합실이 혹한의 강풍을 비닐 천막 한장으로 견뎌내고 있다.

‘움막’ 같은 낡은 시설을 시가 조속히 개선해줘야 한다는 지역사회 여론이 뜨겁다.

공주시는 연간 19억원의 적자에 허덕이는 업체 현실을 감안해 대합실 보수를 지원키로 하고 추진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15일 “3월초에 있게 될 올해 첫 추경에 4억 7000만원을 반영키로 하고 예산팀과 협의중”이라며 “추경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대합실 외관은 물론 화장실, 냉난방 시설, 승강장 등 부대시설도 함께 개선해 줄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재의 대합실 터와 버스진입로 쪽 일부 땅을 매입, 40~50평 정도의 부지에 사업진행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교통은 63대의 버스로 관내 읍면동과 세종시 및 청양군 정산면을 포함해 총 31개 지역 91개 노선을 운행하는 공주시내 유일 시내버스 회사다.

승객 대부분 운전이 불가능하거나 승용차가 없는 고령자와 농민들, 운전면허를 따지 못한 다문화 주부와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은 더 크다.

하지만 출산율 하락과 농촌인구 감소로 만년적자에 허덕이면서 여객운송 버스회사의 기본 조건인 대합실마저 움막 수준을 면치 못하자 지역사회에서는 개선지원 여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산성시장 내에 있는 공주교통은 현재 버스 승강장 앞 15평 공간에 대합실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폭 3m, 길이 25m 크기의 이곳은 유리창 대신 비닐로 둘러쳐져 한겨울 칼바람에 맨몸으로 맞서야만 한다. 심지어 나무 의자 몇개 외에는 흔한 연탄난로조차 없다.

이 때문에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새벽 첫차 출발 시간인 오전 6시께도 승객들은 온기 하나 없는 이곳에서 몸을 웅크린채 버스를 기다린다. 한여름 혹서기에도 반대의 고역을 치르기는 마찬가지다.

공주교통 앞 모 정형외과 의원에서 관절염 치료를 받고 나온 박모(72)씨는 “70~8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버스를 타고 시내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각종 노인성 질환의 치료 때문”이라며 “고령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올 수밖에 없는 농촌의 노인들이 맹추위에 오들오들 떨지 않도록 하루빨리 대합실을 제대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공주시의회 모 의원도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하는 공주교통의 중요성을 잘 안다”면서 “집행부와 논의해 시민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시설개선을 최대한 돕겠다”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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