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헤어진 사촌형제 A(83·오른쪽)와 B(64)씨가 청주상당경찰서에서 상봉하고 있다.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돈을 벌어 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어졌던 사촌 형제가 경찰의 도움으로 16년 만에 상봉했다.

지난달 18일 A(82)씨가 경찰서를 찾아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외사촌 동생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A씨의 사촌 동생 B(63)씨는 2003년 어선을 타고 일을 해 돈을 벌어 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당시 A씨는 “동생이 서해에서 뱃일을 하다가 중국으로 끌려갔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장기밀매를 당했다는 소문도 있었다”며 동생의 생사를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정영호 경위 등 상당경찰서 실종팀 4명은 ‘뱃일’을 단서로 삼아 전남 완도해양경찰서와 협력해 어선 승선 이력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B씨의 소재를 파악한 경찰은 연락처를 받아 A씨와 B씨가 극적인 상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남 장흥에서 한 여성과 결혼한 뒤 뱃일을 해온 B씨는 “사촌형을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연락처를 몰라서 찾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청주에서 B씨를 만난 A씨는 “그리워 하던 형제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해준 경찰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손을 꼭 붙잡고 그간 쌓인 회포를 푸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향후 장기실종자 발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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